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1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를 설립하고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인적분할 건을 다룬다. 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주주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한다.
이번 주총의 관건은 지분 8%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결심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자사주를 활용한 오너의 지배력 강화 △매트리스업체 지누스와 시너지 △한무쇼핑 계열분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을 부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두고 주주를 설득한다는 각오다.
인적분할은 신설회사의 주주 구성비율을 기존회사의 주주 구성비율과 동일하게 하는 기업분할의 형태다. 기존주주들 입장에서는 신설 회사의 주식도 일정부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보다는 주주친화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인적분할시 기존 자사주는 지주사의 자사주와 더불어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으로 바뀌며 의결권이 생긴다. 자사주 6.61%를 보유한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지배력이 크게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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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에게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7747억원에 인수한 아마존 1위 매트리스 ‘지누스’와 시너지에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되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한무쇼핑이 신설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바뀌면서 현대백화점의 경영실적은 지누스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와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빠르게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누스의 확장성과 수익성을 사업회사 가치제고를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짜 점포인 목동점·무역점을 운영하는 한무쇼핑의 계열 분리도 기존주주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지주사 차원에서는 한무쇼핑의 현금창출력이 도움이 되지만 백화점 부문의 경쟁력은 약해질 수 있어서다. 한무쇼핑은 연간순이익이 1000억원에 이르는 알짜회사로 이익잉여금만 1조5977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 지주사는 한무쇼핑을 활용해 신규 프리미엄 아웃렛, 온라인 비즈니스 등 기존보다는 확장된 리테일 사업 영역으로 확대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임시주주총회 이후 공개매수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해 2분기 내 신설 지주회사를 상장할 계획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전자투표제도를 활용해 반대를 표시하고 있지만 대주주 우호지분이 높은만큼 원안대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및 한국스튜어드십코드 제정위원장을 지낸 조명현 고려대 교수는 “인적분할도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하면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는 투자활성화와 의사결정의 효율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분할은 일반적으로 소액주주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