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도 1위로"…삼성전자, HBM 라인업 확대 예고

김응열 기자I 2023.06.21 06:11:11

스노우볼트·플레임볼트·샤인볼트 상표권 잇단 출원
차세대 HBM D램 명칭…개화하는 AI 시장 수요 대응
HBM 2위 삼성전자…"차세대 제품 주도가 1위 관건"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인공지능(AI) 시대가 다가오면서 AI 반도체 필수품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HBM 제품 상표권을 연달아 출원하며 라인업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는 SK하이닉스(000660)가 HBM 시장 1위이지만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추격하며 1위 지위를 쟁취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상표권 스노우볼트, 플레임볼트, 샤인볼트. (사진=특허청)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제품으로 추정되는 상표권 3개를 특허청에 연달아 출원했다. 지난 4월 출원한 ‘스노우볼트‘(Snowbolt)는 이달 13일 출원공고됐다. 지난달 추가 출원한 ’샤인볼트‘(Shinebolt)와 ’플레임볼트‘(Flamebolt)는 특허청 심사를 받고 있다. 특별한 거절 사유가 없으면 출원공고 된 후 제3자 이의신청도 없을 경우 최종 등록 결정된다.

이 3건의 상표는 모두 차세대 HBM 제품의 명칭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해당 상표의 지정상품을 고대역폭 디램이라고 명시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자사의 HBM 제품에 ‘~볼트’라는 명칭을 붙여오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당장 신제품을 내놓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미래에 쓸 상표를 미리 선점하는 등 HBM 라인업 확대를 준비하며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과 낸드플래시 등에서는 시장 1위이지만 HBM으로 제품군을 좁히면 SK하이닉스에 밀린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집계 결과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0%다. 삼성전자는 40%, 마이크론이 10%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 24GB(기가바이트) 제품. (사진=SK하이닉스)
트렌드포스는 HBM3를 유일하게 양산 중인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올해 53%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부터는 4세대 제품 양산에 나설 예정이지만 초기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이 38%로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HBM은 챗GPT 등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D램으로 꼽힌다. 원활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빠른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컴퓨팅 성능을 갖춘 메모리가 필요한데 HBM이 이에 적합하다. AI 시대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면서 HBM 시장의 성장성도 높다. 트렌드포스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 평균 최대 45% 이상 커질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로선 차세대 제품군에서 시장 주도권을 회복해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에선 SK하이닉스에 밀리는 면이 있는데 이러한 경향성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차세대 제품 등으로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 시장 순위에 변동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1위로 치고 나가는 데에는 차세대 제품을 먼저 양산해 시장 주도권을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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