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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양한 일자리 지원 정책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이유다. 대기업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직지원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하고, 중소기업 재직자에게는 정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지자체도 정부의 신중년 일자리 사업 참여를 통해 신중년의 노동시장 참여를 독려하고 지원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이러한 정부 정책에 발맞춰 신중년의 재취업과 전직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특화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용접, 공조냉동 등 5060세대 취업 수요가 많은 직종을 개설해 6개월간 전문 기술교육을 실시한다. 지난해 교육생 1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평균 나이는 57.6세지만 취업 희망도가 95%로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67.3%가 직종 선택 사유로 자격증 취득과 취업 용이성을 꼽았는데, 기술력을 쌓아 노동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싶은 신중년의 의지가 느껴졌다.
한태현 씨는 우리 대학 직업 교육을 통해 노동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한 사례다. 한씨는 목포 대불공단에서 15년간 선박 의장 사업체를 운영했다. 굵직한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버텨냈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52세의 나이에 취준생이 되었다. 조선업의 황금기와 쇠퇴를 목도했던 터라 미래 유망 직종에 더욱 관심이 갔다. 매스컴을 통해 생소했던 드론을 접하고 한국폴리텍 목포캠퍼스에서 드론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전문 자격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함께 교육받은 교육생들과 의기투합하여 드론을 이용한 항공방제 협동조합까지 설립했다. 현재는 지역 농협이나 친환경 회사와 계약을 맺고 농업 방제를 전문으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니 기쁜 일이다.
노동시장에서 신중년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무엇보다 이들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급격한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재취업과 전직에 실패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교육과 기회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평생 교육을 보편화시켜 새로운 직종과 변화된 직무에 발 빠르게 적응시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신중년 맞춤형 기술교육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했다. 신중년이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역량을 길러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OECD가 최근 펴낸 ‘한눈에 보는 사회 2019’(Society at a Glance 2019)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여성은 각각 72.9세와 73.1세에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이 은퇴연령이 지금도 올라가고 있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벗어나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떠나기까지 약 20여 년간 어떤 일을 하느냐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 공동의 과제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급감에 대응해 신중년 인적자원 개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오랜 기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하게 평생 교육 체계를 꾸려나가야 한다.
춘추시대 성현 노자(老子)는 ‘授人以魚 不如授人以漁(수인이어 불여수인이어),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다. 신중년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일자리 지원 사업이 있지만 직업교육이 확실한 투자고 최고의 복지임을 확신한다. 50세 취준생들이여, 배움이 일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