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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소진(32)에겐 직함이 많다. 솔리스트이자 뮌헨 방송 오케스트라의 부악장 그리고 오는 23일 개막하는 여수국제음악축제의 예술감독이다. 독일 하노버 음대의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솔리스트로서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할 때나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서 활동 그리고 음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는 것 모두 음악 안에서 즐기고 있다”며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조금씩 영역을 넓히며 자연스레 이어졌다”고 말했다.
어릴 적 분홍색 드레스가 입고 싶어 잡았던 바이올린이다. 현에 활을 그었을 때의 느낌이 좋아 시작한게 벌써 20년이다. 솔리스트로 시작해 이제는 음악제 예술감독까지 겸하지만 힘들지 않다. 김소진은 “즐기는 일에 지치겠느냐”고 반문하며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통해 음악의 여러 면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김소진은 2016년 자신이 나고 자란 여수에서 음악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여수국제음악축제를 기획하고 막을 올렸다. 올해가 2년째다. 학업 혹은 활동과정에서 미국·유럽에서 만난 음악적 동료를 한국으로 모은 게 시작이다. 그는 “예술감독은 인맥이 제일 중요한 거 같다”며 축제에 함께하는 아티스트를 소개했다. 주목받는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팔라 가르시아나 서울시향 부악장인 웨인 린, 2015년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 크리스텔 리 등 주목받는 젊은 아티스트다. 전화 한 통에, 문자 연락에 흔쾌히 한국행을 선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축제를 시작한 후 벌써 1년여가 지났네요. 음악으로 호흡했던 이들과 다시 함께할 수 있어 기뻐요. 지난해 처음으로 축제를 맡느라 정신없이 보낸 기억이에요. 올해는 구성이 더 매끄럽도록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객석부터 무대 리허설까지 꼼꼼히 챙기려고요.”
여수국제음악축제에 참가하는 모든 관객에게 클래식의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게 목표다. 음악으로 일상에서 벗어나는 느낌을 얻을 것이라 했다. “바다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예울마루에서 펼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연주를 즐겨보시라”고 제안했다.
김소진은 동양인 최초의 뮌헨 방송 오케스트라의 부악장이다. 스위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최연소 악장을 역임하고 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슈투트가르트 방송 오케스트라 등 스위스와 독일의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경험이 바탕이다.
그는 자신이 예술감독 직을 맡고 있는 여수국제음악축제가 루체른에서 열리는 루체른 페스티벌처럼 발전하기를 바랐다. 음악 연주회를 넘어 고전 음악의 현대적 재해석과 거장과 함께하는 마스터 클래스 등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늘리고 싶다. “루체른 시민들이 페스티벌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여수국제음악축제도 여수시민 그리고 클래식을 아끼는 분들에게 축제였으면 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