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그를 임명하지 않은 점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탄핵 사유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 권한대행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 총 9건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한 괘씸죄도 작용한 것 같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최상목은 석 달 동안 9번의 법률 거부권을 행사했고, 선택적으로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권한쟁의 심판에서 헌법 위배가 분명하다고 했음에도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며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무려 30번째 탄핵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가결된 사례는 13건에 그치고, 헌재가 심판한 8건 중 탄핵이 인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거대 야당의 뜻대로 국정이 돌아가지 않는 데 대한 분풀이용 탄핵 남발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탄핵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국회와 헌재가 판단할 것이다. 다만 최 권한대행의 직무가 정지될 경우 대한민국은 대통령 권한대행(한덕수 국무총리)의 권한대행(최상목 경제부총리)의 권한대행(이주호 사회부총리) 체제가 된다는 점은 해외 토픽에나 등장할 만한 우스꽝스러운 상황이다. 상황이 우스꽝스럽더라도 국정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걱정없겠지만, 최근 국내외 현안을 고려하면 ‘대대대행’ 체제로는 불안하다는 시각이 많다.
만약 24일 헌재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기각한다면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은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한 총리의 직무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최 권한대행 탄핵은 그 자체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 와중에 경제 컨트롤타워마저 탄핵된다면 한국 경제는 돌이킬 수 없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여야 협치가 어려워지면서 당장 시급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동력을 잃고, 정치 혼란의 장기화로 대외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정의 한 축인 제1야당이 기어코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발의한 것은 그래서 안타깝다.
민주당은 지금의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9번의 거부권 행사와 30번의 탄핵안 발의 가운데 무엇이 나라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답은 모두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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