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피부의 조기 노화와 상처 치유 지연을 유발하고, 피부암, 구강암, 여드름, 건선, 습진, 탈모와 같은 피부질환의 발생과 악화와 관련되어 있다. 흡연자의 피부는 일반적으로 푸석푸석하고 칙칙하며, 주름이 깊어 보인다고 하는데, 피부과 학계에서도 흡연자의 피부 변화를 일컫는 용어들이 존재한다.
흡연자의 여드름 (Smoker‘s comedones) 는 흡연자에서 나타나는 입구가 크고 검게 산화된 피지가 막고 있는 개방 면포, 결절을 일컫는 용어이고 흡연자의 색소침착 (Smoker’s melanosis) 는 잇몸의 검회색 멜라닌 색소침착을 뜻하며, 흡연자의 얼굴 (Smoker‘s face) 는 입술 주름과 눈가의 주름, 뺨의 깊은 주름, 그리고 뺨과 아래턱의 수많은 잔주름으로 묘사된다. 또한 두드러지는 얼굴 뼈의 윤곽, 위축성 잿빛 피부, 또는 누렇게 뜬 피부, 안면 홍조, 수척해 보이는 인상이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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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주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6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리콘 고무로 피부 표본을 떠서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비흡연자에 비해 35갑년 이상의 만성 흡연자에서 유의하게 주름의 깊이가 깊게 나타났다.
흡연은 깊은 주름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피부의 표피와 진피에도 상당히 많은 변화를 유발한다. 담배연기의 유해한 성분들이 직접적으로 표피에 자극을 주고 건조하게 하며, 진피층에서는 간접적으로 말초혈액순환을 저해하여 허혈성 환경을 유발한다. 또한 흡연자에서 진피층의 콜라겐 생합성이 감소되어 있고, 기질분해효소는 증가되어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분해를 야기하여 피부는 탄력을 잃고 주름을 형성하게 된다.
흡연 시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독한 담배연기를 피해 눈을 찡그리거나 가늘게 뜨는 습관들은 흡연자에서 특징적인 입술과 눈가 주름을 유발한다. 흡연은 피부 진피층을 변화시켜 피부 노화를 유발한다. 세포 실험에서 담배연기 추출물을 처리하면 피부 섬유모세포의 콜라겐 생합성이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또한 담배연기 추출물을 많이 처리할수록 콜라겐을 분해하는 기질분해효소들의 발현이 비례하여 증가했다. 탄력섬유 (elastic fiber)는 피부 세포 외 기질의 2-4% 를 차지하지만 정상 피부의 탄력과 회복력을 담당하는데, 흡연은 탄력섬유의 변성도 유발했다.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에서도 흡연이 피부 결합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담배연기추출물을 주 3회 6개월 동안 쥐의 등쪽 피부에 바르거나 진피에 주사한 결과, 피부 콜라겐 다발이 감소되고, 손상된 콜라겐이 증가되어 있는 것을 관찰했다.
한편, 항산화제인 비타민 C, 비타민 E를 처리하면 담배연기에 의한 섬유모세포의 기질분해효소 증가가 억제되어 흡연에 의한 콜라겐 분해를 막을 수 있었다.
유전적으로 동질하고 자라온 환경이 비슷한 쌍둥이 연구에서도, 흡연을 하지 않은 형제 자매에 비해 50갑년 이상 흡연한 사람에서 깊은 주름, 얼룩덜룩한 피부, 탄력 저하 등 피부 노화가 훨씬 진행돼 있음이 보고됐다.
담배연기에는 최소 3800가지 이상의 물질들이 포함돼 있다. 담배에 포함된 여러 유해 물질들이 피부노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젊고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금연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