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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가다]'세심방역 끝판왕' 김미경 "구민 일상회복 앞당길 것"

김기덕 기자I 2022.02.11 06:00:00

기존 보건소, 음압 시설 갖춘 선별진료소로 탈바꿈
비접촉 워킹스루 감염 최소화…접종률 제고에 총력
"턱없이 부족한 선별진료소 인력…정부, 적극나서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의료진과 구민 모두 안심하고 최적의 상태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열악했던 시설을 확 바꿨습니다.”

서울 은평구청 광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 매서운 날씨 탓에 추위에 떨며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실제 구청 앞마당에 설치된 컨테이너와 천막에는 적막감이 돌 정도로 썰렁했다. 그 이유는 은평구가 보건소 1층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최근 상시 선별진료소와 호흡기전담 클리닉을 개소했기 때문이다. 검사 접수부터 검체 채취까지 전 과정을 비접촉 워킹스루로 이뤄지도록 설계한 이 시설은 의료인과 환자의 동선을 철저하게 분리,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은평구 보건소 1층에 새롭게 문을 연 선별진료소 및 호흡기전담클리닉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환자·의료진 동선 완벽 분리…X-Ray검사 즉시 신속진단

현장을 동행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민원인의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도록 전 공간에 음압 중앙제어시스템과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고, 날씨변화에 고생하는 의료진을 위해 분리된 공간에 음압기와 냉·난방기를 갖췄다”면서 “다가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방역시스템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 앞 광장에는 기존에 구민들이 검사를 받던 컨테이너나 천막 등으로 이뤄진 선별진료소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총 11억원을 투입해 보건소를 새롭게 리모델링했지만 대유행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밀려드는 검사자를 받기 위해서다. 김시완 은평구 보건소장은 “전국적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000여명이 넘어 야외 현장과 보건소에서 신속항원검사, PCR(유전자 증폭) 등 검사를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구청 광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에서 검사자들을 위한 휠체어와 유모차를 점검하고 있다.(사진=김기덕 기자)
야외 선별진료소에는 평소 엄마의 마음으로 세심한 행정을 펼치기로 소문난 김 구청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현장 곳곳에서 묻어났다. 겨울철을 맞아 대기줄 곳곳에는 난로가 10여개가 설치돼 있었고 검사를 받으러 온 노인과 유아동을 위한 휠체어와 유모차 등도 눈에 띄었다. 보건소 직원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물을 분사해 주위 온도를 낮추는 쿨링포그 시스템을 작동해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검사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가구나 학교 집단감염 등에 대응하기 위해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한 보건소 내부는 비대면 방식의 자동센서를 통해 진입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접수실, 문진실, 검체 채취실, 호흡기전담클리닉, 엑스선실, 환자이송대기실 등 전 구간에 음악 중앙제어시스템과 공기정화장치가 작동돼 감염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의료진과 민원인의 동선을 완벽히 분리한 내부는 곳곳에 나무 목재를 이용한 인테리어를 구현해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드는 기존 검사소보다 안락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 곳에서는 중증의 호흡기질환자가 코로나19 검체 채취와 함께 X-Ray 판독을 하면 AI(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 즉각 보건소 내 판독 담당의사가 1분 이내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앞서 2019년 행안부가 주최한 ‘공공서비스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AI 보건소 기반 공공의료복지 부문에서 대통령상(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이 기술은 현재 보건소를 방문하는 모든 구민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폐질환 진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의심 증상자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채채취실 직원을 격려하고 있다.(사진=김기덕 기자)
◇“방역패스 적용 불가피…거리두기 강화해야”

김 구청장은 최근 불거진 방역패스 논란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방역과 관련해서는 ‘늦장 대응 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말처럼 대유행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한편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독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은평구 인구는 47만여명으로 전체 25개 자치구 중 6위로 상위권에 해당하지만 10만명당 신규확진자 수는 5명 꼴로 전체 자치구 중 최하위원에 속해 있다. 현재 관내 코로나19 1·2·3차 백신접종률은 각각 86% 84.7% 49.9%(24일 기준)에 달한다. 김 구청장은 “최근 방역패스 적용 해제와 청소년 접종과 관련해 찬반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가족과 가까운 사람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접종률을 높이고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편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턱없이 부족한 선별진료소 현장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현재 은평구 내 코로나19 선별검사소는 4개소. 이곳에 속한 직원, 기간제, 파견 인력 등을 모두 합하면 100여명이다. 이들이 하루 최대 수천 명의 검사 인원을 상대하려면 새벽 3~4시까지 일할 때도 다반사다. 김 구청장은 “관내 검사 대기인원이 다시 수천 명대로 많아지면 대응 인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추가 감염을 막고 빠른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중앙정부나 서울시 차원에서 적절한 인력 수급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은평구 보건소 상시 선별진료소 검채채취실 모습.(사진=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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