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세모녀 살해’ 김태현 사형 구형…유족 “당연한 결과”

정두리 기자I 2021.09.20 08:44:50

김태현 법정 최고형 사형 구형…검찰 “영원히 격리해야”
40만 분노의 목소리…''마포 데이트폭행 사망'' 30대 구속
증권사 입사동기 살해한 40대男, 법정서 혐의 모두 인정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해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25)에게 사형이 구형됐습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1심 마지막 재판의 최후변론에서 “피해자가 비명을 질러 당황한 피고인이 우발적 살해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검찰은 반사회적이고 극단적인 인명 경시 성향이 있는 김태현을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세모녀 살인’ 김태현에 사형 구형 △‘마포 데이트폭행 사망’ 30대男 구속 △‘마포 오피스텔 살인’ 40대男 구속기소 등입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4월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발적 살인 주장했지만…검찰, 김태현에 사형 구형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할지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검찰은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태현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3명의 피해자를 살해하고 범행 과정에서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점 등을 감안하면 극형 외에는 다른 형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며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생명을 부정하는 극악한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가장 중한 형을 선고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유족 측 변호인은 결심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앞서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가 지난 3월 23일 집까지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김태현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가족까지 살해한 것은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범행 직후 A씨의 휴대전화에서 자신과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도 했습니다.

그는 구속기소 이후 지난 7일까지 재판부에 반성문을 14회 제출했는데요.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는 30여 차례 제출됐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차단당했지만 여전히 그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교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한국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KORAS-G)에서 총점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분류됐습니다. 김태현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2일에 열립니다.

남자친구 폭행으로 사망한 故 황예진 씨. (사진=SBS 8뉴스 갈무리)
◇40만 청원 끝에…‘마포 데이트폭행 사망’ 30대男 구속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과의 연인 관계를 알렸다는 이유로 말다툼하다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 만에 결국 구속됐습니다. 서울서부지법 최유신 영장전담 판사는 15일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연인 관계였던 고(故) 황예진(25)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머리 등 신체를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A씨는 황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과 연인관계라는 것을 알렸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의식을 잃은 황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3주 동안 혼수상태로 지내다 지난달 17일 결국 사망했습니다. 황씨의 모친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딸의 얼굴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도 감수하며 A씨에 대한 신상공개와 구속수사 등을 촉구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무려 44만여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대표적인 데이트 폭력으로 진단했습니다.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2020년 가을호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4136건에서 2019년 1만9940건으로 41.1% 증가했습니다. 데이트폭력의 유형은 살인에서부터 성폭력, 폭행·상해, 경범죄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2019년 검거 건수를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폭행·상해가 7003명(71.0%)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를 이어 경범죄 등 기타 1669명(16.9%) 체포·감금·협박 1067명 (10.8%), 성폭력 84명(0.8%), 살인미수 25명(0.3%), 살인 10명(0.1%) 등의 순입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을 살해한 피의자 A씨가 지난 7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주식 성공 소식 듣고“…‘마포 오피스텔 살인’ 40대男 구속기소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마포구 오피스텔 살인사건’도 세간의 화제가 됐었는데요.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문병찬)의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 기일에서 강도살인, 방실침입, 재물은닉,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서모(41)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피해자 유족은 이날 법정에 나와 “자기도 가정이 있는 두 아이 아빠인데 어떻게 4살 아이의 아빠이고 한 가장을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신랑은 돌아올 수 없지만, 엄벌에 처해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습니다.

앞서 인형 판매 사업을 하던 서씨는 약 4억5000만원의 대출을 받고,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과거 증권회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가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실을 알고 돈을 빌리려 했으나 거절당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지난 7월 12일 식칼과 망치, 전기충격기, 케이블 타이와 피해자 사체를 실을 화물차를 준비한 뒤 USB를 두고 왔다며 피해자의 사무실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조사 결과 피해자가 저항하자 서씨는 망치로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려치고, 식칼로 수십 회 찌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의 주식을 매도하는가 하면,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자 대리기사를 이용해 피해자의 차량을 대구로 이동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경찰은 지난 7월 14일 피해자가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하던 중 해당 오피스텔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해 경산에서 서씨를 검거했습니다. 다음 공판기일은 10월 13일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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