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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는 7월 한달간 5만15대를 판매해 전월(6월)보다 42.7%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드 여파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량이 5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신형 투싼과 밍투(중국 전용 세단), 링동(신형 아반떼) 등 주요 차종 판매량은 각각 1만대를 돌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지만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현대차는 3월에 이후 4월~6월 3개월 연속 판매량이 60% 이상 줄었는데, 7월엔 28.5% 감소하며 격차를 좁혔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회복을 위해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대대적인 할인에 돌입했다. 또 인센티브(판매장려금)를 늘리고 수개월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딜러(판매상)들에 금융 지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으로 현대차 딜러들의 재고량이 20% 가량 줄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엔진 보증기간도 출고 이후 5년 또는 주행거리 10만㎞로 확대 적용키로 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도 주력했다.
현대차는 사드 직격탄을 맞은 회사 중 하나다. 중국 소비자들과 경쟁사들이 한국 기업인 현대차를 겨냥해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판매량이 반토막났다. 현대차는 결국 올해 중국 시장의 판매목표를 125만대에서 80만대로 수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남은 하반기 현지 수요에 맞춘 신차를 투입하고 고객 만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일 중국에서 첫 전기차 모델 위에동(국내명 아반떼 HD, 미국명 엘란트라) EV를 공식 출시했다. 이어 준대형SUV ix35와 중국형 올뉴 쏘나타 등 현지 전략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ix35와 쏘나타는 중국에서 판매 상위권에 드는 모델인 만큼 실적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고꾸라졌던 판매량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가까스로 멈추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를 앞세워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7월 한달로 회복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다시 과거 수준의 판매량을 단숨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사드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현지 딜러와 신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중국 로컬업체의 자동차 개발 기술이 높아지는 것도 위협 요소 중 하나다.
현대차도 중국에서 단기적인 대응을 지양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지난달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딜러 재고 안정화 등 장기적으로 판매 확대 여건을 마련하는 데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국 전용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 판매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고, IT 기술 선호도가 높은 중국 소비자 요구에 맞춰 바이두와 공동개발한 바이두 맵 오토를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상품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