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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후 부진했던 벌크선 운임지수가 반등을 꾀하면서 벌크선 기업들의 주가도 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발틱운임지수(BDI)는 1694로 9월 초 대비 629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9월30일) 1760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 석탄 등 연료와 곡물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가운데 올해 브라질의 곡물 수출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물동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재고 확보 수요가 몰린 것도 운임 상승을 이끈 배경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미에서 재배한 곡물을 중국으로 보내는 가을은 벌크선 업계에 큰 장이 열리는 시기”라며 “2015년 이후 주춤해진 벌크선 발주량으로 선박 공급 압력이 낮아진 상황이라 운임지수가 상승 재료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벌크선 운임이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의 곡물 선적량이 늘고 있는 데다가 가뭄으로 파나마운하의 체선(작업 대기 선박이 누적된 상태) 문제까지 겹치며 물류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벌크선 시황 강세는 파나마운하 체선 심화와 브라질 곡물 선적 증가 등의 요인이 이끌고 있다”며 “지난달 21일 BDI가 소폭 조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달은 지난달보다 운임지수가 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7~8월 BDI 평균이 1000을 겨우 넘을 정도로 예년보다 운송비가 낮았던 탓에 9월 운임 반등만으로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 초 역시 BDI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국경절 연휴까지 반등 속도는 지금보다 빨랐기 때문에 이익 컨센서스는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주가순자산비율이 역사적 바닥에 머물러 있어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지켜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