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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빌라왕 사기` 대책 필요하지만, 피해자 보호 먼저" [파워초선]

박기주 기자I 2023.02.27 06:00:00

허종식 민주당 의원 이데일리 인터뷰
"정부·은행 나서 경매 시기 등 도움줘야"
"서민 주거 안정 위해 관련 법 정비할 필요"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앞으로 대책은 법으로 정리하면 되지만 이미 발생한 사건의 피해자들이 문제죠.”

지난해 불거진 이른바 ‘빌라왕 사건’의 후속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인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허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는 ‘빌라왕’ 사건의 피해를 입은 가구 수가 3000세대를 웃돌 정도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기도 하다. 허 의원은 입법 등 정부와 국회의 대책 마련은 당연한 것이고, 현재 피해를 입어 당장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허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세사기 방지법을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는데, 외양간이라도 고쳐놔야 다음 소라도 안 잃어버리지 않겠느냐”며 “문제는 이미 발생한 사건과 피해자다. 이미 경매로 넘어가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까지 생겼는데, 정부가 나서서 해줄 수 있는 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깡통전세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던 허 의원은 문제가 된 주택에 대한 경매 지연 등 피해자들이 현 상황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의 경우 후순위 세입자가 많아 경매로 소유자가 바뀌면 바로 쫓겨나는 상황이 대다수인데, 이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이미 공인중개사의 임대 정보 요구권, 조세채권의 등기부등본 기재 등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고, 주택 임대차 피해 방지를 위한 중앙·지방정부의 행정 및 재정 지원을 제도화하는 등 전세피해 방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해 국회에서 해당 입법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그는 “현실적으로 피해를 당한 모든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찾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정부와 은행이 나서 저금리의 긴급 지원 대출을 해주거나 (피해자들이) 매입할 수 있는 매물은 매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렇지 못한 이들도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경매를 늦춰주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지원은 한계가 있다. (피해자들의 주거 안정 대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도 대부분 LH가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먼저 나서서 움직이고, 현황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와 협업을 해야 한다”며 “정부가 좀 속도를 빨리 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후반기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 의원은 ‘전세 사기 대책’ 외에도 서민 주거 안정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는 “이제 앞으로 2년간은 공급 과잉 시기가 온다”며 “그렇다면 어떤 주택이 필요한지를 점검해 봐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1~2인 가구가 주력인 상황에서 10평도 안 되는 주택은 실질적으로 필요없고, 그렇다고 30평 이상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크기로 주택 보급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생각에 대해선 현 정부의 정책과 맥락이 비슷하다. 용적률 등 필요한 부분들은 법으로 잘 정비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소멸 문제에 대한 대책도 허 의원이 관심을 갖는 분야 중 하나다. 노무현 정부 이후 사실상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게 허 의원의 진단이다. 그는 “수도권이 비대해지면 지금 우리 때야 괜찮을 수 있지만, 다음 세대 땐 정말 문제가 된다”며 “우리가 지역의 균형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100% 지역 소멸로 갈 수밖에 없다. 먹고 살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각 지역별로) 어디를 핵심 권역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대구공항을 이전하면 그 일대에 어떤 것을 집어넣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할 것인가, 광주공항 이전 및 새만금 지역을 묶어 호남지역의 핵심 산업은 무엇을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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