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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날 대선 출마선언 예정일로 잡은 것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확정되고 자연스럽게 그의 공로가 부각되면서 선거운동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만 해도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크게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달랐다. 개표 결과 민주당은 상원을 수성했고,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그가 장담했던 ‘레드 웨이브’는 없었다. 심지어 그가 지지했던 공화당 후보자들 상당수는 고전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경쟁자들은 하나같이 손쉽게 승리를 거두면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공화당에 대승을 가져다주긴커녕 정치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등 역효과를 냈다고 평가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도 발표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권유가 나오기도 했다. 공화당 선거 승리 모멘텀을 활용해 대선 레이스를 치고 나가려던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연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그는 이를 거부하고 ‘마이웨이’를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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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 캠프의 최고 고문이었던 오랜 측근 데이비드 어번은 “미 전역의 많은 공화당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망하게 됐다”며 “현재 공화당의 무게 중심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있는) 플로리다주에 있다는 게 명백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마러라고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이유로 이날 발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잠룡’들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중에 디샌티스 주지사를 드-생티모니어스(sanctimonious·독실한 체하다)’라고 부르기도 했다. 드샌티스에게 위선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별명을 붙여 그를 조롱하면서 깎아내린 것이다.
이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1·6 의사당 폭당 사태 사주 의혹, 기밀문서 유출 의혹 등 각종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