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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금리는 1.5%대 보합권에서 움직였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움츠러들었다.
◇‘잔인한 9월’ 나스닥 한달새 5.3%↓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9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9% 하락한 3만3843.92에 거래를 마쳤다. 3만4000선이 무너졌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9% 내린 4307.5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44% 내린 1만4448.58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94% 떨어진 2204.37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2.57% 오른 23.14를 나타냈다.
다우 지수는 이번달 4.29%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4.76%, 5.31%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9월 조정론’이 현실화한 것이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일제히 강세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국채금리는 1.510%에서 출발해 장중 1.557%까지 올랐다. 오후 들어서는 오름 폭을 낮춰 1.51%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붕괴의 직격탄을 맞은 소매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했다. 생활용품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주가는 이날 22.18% 폭락한 17.28달러레 마감했다. 장중 15.70달러까지 내렸다.
CNBC에 따르면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회계 2분기 매출액은 19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리피니티브가 내놓은 예상치(20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4센트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인 52센트를 큰 폭 하회했다. 마크 트리톤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최고경영자(CEO)는 “산업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매출액이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백화점 체인인 콜스와 메이시스 주가는 각각 12.24%, 8.50% 급락했다. 타겟과 홈디포의 경우 각각 3.00%, 2.57% 떨어졌다.
◇파월 “공급망發 인플레, 매우 이례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주목 받았다. 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나와 “높은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병목 현상의 결과”라며 “경제가 공급 측면에서 제한 받는 매우 이례적인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일부 인플레이션이 안정화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붕괴 충격이 이어지는 와중에 고용 지표는 더 악화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6만2000만건으로 전주(35만1000건) 대비 1만1000건 늘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만건)를 상회했다. 3주째 증가 추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급여 지급 중단 이후 고용이 회복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깬 결과다. 9월 첫째주 31만2000명까지 떨어지며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하나 했는데, 이례적으로 다시 늘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최근 기업들은 임금을 올려서라도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노동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잔인한 9월’이 10월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0월 역시 수익률이 썩 높지 않았던 달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7086.42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62%,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68% 각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