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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킨이 담겨온 치킨 상자엔 김치킨이 아닌 다른 치킨 사진이 인쇄돼 있었다. 이 치킨을 두고 ‘또다시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만드는 치킨이 나왔다’고 언급했던 기억이 난다.
괴식기를 연재한 지 두어 달 만에 그 도전정신을 발휘해볼 생각으로 다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켰다. 이번 괴식기의 주인공은 멕시카나 ‘오징어짬뽕 치킨(이하 오짬 치킨)’이다.
오짬 치킨은 올 2월께 출시됐다가 한차례 리뉴얼(새 단장)을 거쳐 재 출시됐다. 첫 출시 당시 먹어보지 않아 구체적인 맛은 알 수 없지만, 먹어본 이들은 대체적으로 농심의 인기라면 ‘오징어 짬뽕’의 국물을 졸여놓은 것 같은 맛이라고 평했다. 또한 상당히 매콤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리뉴얼된 오짬 치킨은 매운맛은 줄이고 중독성을 높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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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튀김부터 먹어봤다. 예상대로 튀김옷 안엔 한입 크기로 잘라놓은 오징어살이 들어있었다. 오징어짬뽕의 풍미에는 튀김이 한몫을 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후에 닥칠 일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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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크기의 치킨 조각을 집어 들고 맛을 봤다. 매콤하면서도 짭짤했다. 이때만 해도 매운 맛보다는 짠 맛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다. 짬뽕 국물을 졸여놓은 맛이라는 표현이 이해가 갔다.
튀김옷의 상태나 고기 자체의 냄새는 만족스러웠다. 두 세 조각쯤 먹었을까. 슬슬 이마와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먹자마자 ‘매워!’하는 매운맛이 아니라 서서히 올라오는 매운맛이었다. 리뉴얼해 매운 맛을 줄인 게 이 정도라면 첫 출시 당시엔 얼마나 매웠다는 것인가. 상상이 안 됐다.
맵고 짜다보니 물을 계속 마시게 됐다. 음식을 제대로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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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짬뽕을 치킨에 접목시킨 색다른 시도 자체는 좋았다.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김치킨을 먹을 때는 김치맛을 찾아 헤매야 했다면, 오짬 치킨에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굳이 찾지 않아도 매콤한 짬뽕의 향과 맛이 ‘나 여기 있소!’하고 소리친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만 하다. 하지만 장이나 위가 약한 편이라면 다시 생각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