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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삼성·TSMC, UAE에 반도체 공장 설립 논의”

정다슬 기자I 2024.09.23 06:22:41

아직 논의 초기 단계…1000억달러 규모 제조공장 설립
반도체 제조 위한 깨끗한 물·전문인력·美우려는 장애물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1·2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형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UAE와 각각 논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TSMC의 고위 경영진이 최근 UAE를 방문해 대만의 주요 반도체 생산 시설과 비슷한 수준의 첨단 공장 단지 건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WSJ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역시 UAE에서의 대규모 반도체 제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회사의 고위 관계자들이 이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UAE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논의 중인 조건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자금으로 진행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포괄적인 목표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늘려 AI 붐으로 인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반도체 제조사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것이라고 몇몇 소식통들이 전했다.

무바달라 대변인은 올해 초 UAE가 설립한 기술투자회사 MGX가 반도체 제조가 전략의 핵심이며 전 세계 파트너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UAE 에서 구체적인 시설 설립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WSJ는 TSMC와 삼성이 UAE에서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하려고 하는 것은 인공지능(AI) 기술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 기술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는 점과 반도체 칩 공급 확대라는 2가지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제조공장 설립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장 하나에 200억달러(26조원)이 필요하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UAED에서 논의되는 프로젝트 내용은 이같은 공장을 여러 개 짓는 것이고 총비용이 1000억달러(134조원)이 넘어선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정치적 장애물이 상당히 존재해 실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먼저 반도체 제조에는 매우 깨끗한 물이 필수적인데 UAE 물 대부분은 해수 담수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를 추가로 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할 인력과 전문가 기술 확보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미국은 UAE를 통해 UAE의 무역 파트너인 중국으로 첨단 반도체가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UAE에서 제조된 반도체의 생산 및 수출에 대해 감시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미국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는 공장 건설이 시작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UAE 는 무바달라를 통해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에도 UAE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대신 글로벌파운드리즈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해 2021년 미국에 상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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