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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종목은 엔화로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화를 엔화로 바꿔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통해 미국채 가격 상승(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과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까지 볼 수 있다. 이 상품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국내 투자자들이 같은 기간 일본 증시에서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글로벌X재팬 반도체 ETF’보다 8배가 많을 정도로 투자가 집중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종목은 올 들어 18.38% 하락했고, 같은 기간 원·엔 환율은 970원대에서 870원대까지 떨어지며 환손실까지 추가로 보게 됐다.
엔선물 ETF의 수익률도 부진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원·엔 환율을 기초로 엔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일본엔선물’ ETF을 1076억원 가량 순매수했지만, 현재까지 수익률은 8.94% 하락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큼 단기간에 엔화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해 엔화 가치 추락이 이어지자 일본은행이 최근 정책 수정에 나섰지만 시장을 만족하게 할 만큼은 아닌 수준으로, 엔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고,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장기금리 목표치 상한을 기존 0.5%를 유지하면서, 이와 별도로 장기금리가 연 1.0%까지 오르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는 단계에 있지만, 시장 예상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통화정책 흐름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