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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하늘길 열려도 저공비행…저가매수 vs 손절 타이밍?

양지윤 기자I 2022.06.17 06:13:00

제주항공 이달 20.28%↓…기관도 ''팔자''
LCC 중 기체 보유대수 가장 많아 적자규모도 최대
"국제선 회복세에 운임상승 긍정적"
"고유가·고환율 부담…내년쯤 실적 턴어라운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국내 1위 저비행항공사(LCC) 제주항공의 저공비행이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축소됐던 인천국제공항 국제선이 정상화됐지만 고유가·고환율 우려에 주가가 짓눌려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료=마켓포인트)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전 거래일보다 2.02%(350원) 오른 1만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쟁사인 진에어(272450)는 1.32%(200원) 상승한 1만5400원에, 티웨이항공(091810)은 1.80%(40원) 오른 2260원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이날 미국발 불확실성이 다소 걷힐 것이란 기대감에 8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다. 항공주 역시 반발매수가 유입되면서 일제히 반등했다.

제주항공의 상승세가 가장 높았던 것은 경쟁사 대비 낙폭이 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평균 하락률이 20.28%에 이른다. 같은 기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16.48%, 18.52% 빠졌다.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도 가장 많았다. 이달 2~15일 기관투자자는 제주항공을 165억원어치 덜어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81억원어치, 1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제주항공은 LCC 가운데 가장 많은 기체를 보유고 있는 데다가 적자 규모도 가장 커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을 향한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중국 노선을 제외한 모든 노선의 운항이 회복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달 8일부터 도착편수(슬롯) 제한과 비행금지 시간을 해제해 국내 항공사들은 여름 성수기인 7월을 목표로 증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29일부터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을 주 4회 일정으로 운항에 나선다. 일본 노선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무비자 관광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보여 수요 회복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이 이익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어 관광비자 면제 부활에 따른 모멘템(상승동력)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에 대한 적극적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느리게 회복됨에 따라 항공권 가격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항공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레버리지가 가장 높다는 점에서 운임상승 기대감을 먼저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제주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2년 만에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는 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이와 반대로 미래에셋증권은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올 하반기 손실이 축소되지만 실적 개선은 내년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노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0%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 여파로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항공유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연간 120억원의 비용이 늘어난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14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항공기 리스비용과 항공유의 결제 통화인 달러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더 요원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항공업계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이 7월부터 끊기게 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790억원 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단기 자금은 확보했으나 현금 소진 현상은 연말까지 지속되며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이상 수준으로 회복하고 기재반납에 따른 고정비가 감소하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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