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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IT세상]우리 삶에 들어온 로봇들

송길호 기자I 2022.02.24 06:15:00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코로나19로 인해 무인 가게나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주변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음료를 만들고 음식을 운반하는 로봇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한다.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제조 공장이나 물류 창고 등의 기업 내에서는 로봇이 널리 이용되고 있었다. 그런 로봇이 최근들어 우리 일상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공장이나 창고 등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거나 움직이더라도 제한된 영역 내에서만 움직인다. 하지만, 일상 속 로봇은 근처에 사람이 늘 가까이 있기 마련이다. 또,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늘 변수에 노출되어 있어 작동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사실 수 년전부터 B2B에서 사용되는 로봇들도 인간과 협업하는 코봇(Cobot : Collaborative robot)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코봇은 인간 작업자들을 근거리에서 돕는 산업용 로봇으로 작고 가벼워 이동이 쉽고 주변의 사람들에 다치지 않고, 방해되지 않게 작동되며 일하는 것을 도와준다. 그런 코봇보다 더 복잡한 것이 로봇 작동 공간과 주변의 여건이 너무 다양한 음식점, 카페, 주방이다.

이미 20년 전 소니는 아이보라는 로봇 강아지를 만들었고 이후 수 백만원이 아닌 불과 5만원 이내에 작동하는 수 많은 로봇 강아지들이 출시되었다. 비록 아이보만큼 섬세한 작동과 수려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비슷하다. 이렇게 값싼 가격에 로봇 강아지들이 출시되고 요식업에 로봇 열풍이 불 수 있게 된 배경은 AI의 진화 덕분이다. 이들 공장의 코봇이나 우리 일상 속 로봇이 다양한 변수 속에 안전하고 스마트하게 작동되려면 미리 약속된 방식을 벗어나 스스로 상황을 인식해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공지능 기술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2016년 알파고가 세계 최상위급 프로 기사를 이기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이후 AI는 바둑 외에 다양한 현장에서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활용되면서 이제 보편화된 기술이 되었다. 그 기술이 로봇에도 적용되면서 이제 산업 현장을 벗어나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피자, 햄버거 등의 요식업 분야에서는 로봇이 피자를 굽고 햄버거를 만들며 드론을 이용한 배달 로봇의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회전 초밥 체인점에서는 일찌감치 초밥 로봇을 도입해 인건비도 줄이고 위생적으로 균일한 초밥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도 배달의민족에서 서빙로봇인 딜리라는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다양한 음식점에서 렌탈로 제공 중에 있으며, 실외에서 주행하며 음식 배달을 하는 딜리드라이브라는 주행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기도 하다. 딜리타워라는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 이용객들 대상으로 음식, 음료를 멀리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계획 중에 있다. 서비스로봇 라티는 백화점에서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움직이는 휴지통이자, 각종 물품을 배송하고 음식을 서빙하는 용도로 우리 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피자 프렌차이즈 스타트업으로 기술 혁신을 하는 고피자는 피자 조리를 돕는 로봇팔 고볼플러스를 이용해 피자를 만들어 인건비를 줄이고 피자 만드는 시간을 최적화했다. 로봇팔은 피자를 다섯 조각으로 나누는 커팅을 사람없이 수행하고 피자 종류를 인식해 해당 메뉴에 맞게 소스를 뿌려준다. 이렇게 뿌린 피자를 화덕 위로 옮긴 이후 뜨거운 화덕에서 피자를 빨리 꺼내어 식는 것도 방지해 맛도 최적으로 유지,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특정한 용도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로봇은 앞으로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용도로 확장되어 만능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존은 Astro라는 가정용 로봇을 개발 중으로 약 999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 로봇은 바퀴와 카메라 그리고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는데 집안 곳곳을 움직이며 가족들간에 물건을 날아주거나 메시지를 전송해준다. 또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카메라를 이용해 문단속이나 창문이 열려져 있는지, 가스레인지 불이 잠궈져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방범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애완견과 간단히 놀아주는 기능부터 AI 덕분에 새로운 용도는 앞으로 계속 확대되어 갈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3년 전 CES에서 가정용 로봇을 선보인 이후 매년 새로운 용도로 다양한 용도별 가사를 돕는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봇 핸디는 CES 2022에서 소개되었는데 여러 형태의 물체들을 자유롭게 인식해서 잡고 옮길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이 기능을 통해 식탁에 그릇을 올리고 식기를 정리하며 집안 내 여러 삼성전자의 가전기기들을 오가며 사람을 대신해 비정형화된 가사 업무를 수행한다.

이렇게 점차 영화 속에서나 보던 것처럼 거리와 가게 그리고 우리 집안에 로봇들이 다양한 형체와 용도로 채워져갈 것이다. 그 로봇들은 노후하거나 고장이 나더라도 그간 로봇이 수행하며 경험한 모든 것들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어 새로운 로봇으로 대체되어도 이전의 그 로봇처럼 아니 그보다 더 빠르게 개선되어 동작될 것이다. 로봇이 기존 작업을 통해 경험했던 내역들이 고스란히 기억되어 있기에 작업장, 가정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작동될 것이다. 마치 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해도 기존 스마트폰의 앱과 개인 데이터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렇게 로봇이 우리 삶에 폭넓게 들어오더라도 여전히 사람을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은 존재할 것이다. 그 영역에서 우리의 존재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이 로봇들을 계속 이용해 더 나은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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