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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안은 이유

김인경 기자I 2022.01.22 08:30:16

[주목!e해외주식]
687억달러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결의
IP 강화 세계 3위 게임업체 등극
독점금지법으로 인수 반대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적인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M&A)를 결의하며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수가는 한국 돈으로 82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기의 빅딜’이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지난 14일 주가에서 45%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95달러로 계산한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으로도 가장 큰 M&A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6년 링크드인을 244억달러에, 스카이프를 85억달러에,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IT업종 역사상 최대규모의 M&A이기도 하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콜오브듀티’ ‘오버워치’ 등을 출시한 회사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사업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데다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지만, 매우 의외의 결정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2014년 마인크래프트를 사들이며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를 확보했고, 이번 빅딜까지 성사된다면 텐센트와 소니에 이은 세계 3대 게임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콘솔 서비스 ‘엑스박스’를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수가 완료되면, 블리자드의 게임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패스 라인업이 강화될 전망”이라면서 “일부 게임은 향후 경쟁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고 엑스박스(Xbox) 독점공급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인기 지식재산권(IP), 개발인력 및 킬러콘텐츠 개발 경험 등 콘텐츠 경쟁력은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부문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넷플릭스가 2012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한 결과, 경쟁사들의등장에도 불구하고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메타버스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얻을 수 있는 무기다. 온라인 가상공간을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엔 게임이 확장성이 가장 큰 부문이다. 이미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에 접속해 교류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 걸쳐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연구원은 “블리자드 인수로 인한 구독자 유입과 콘텐츠 경쟁력 확보 효과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메타버스 대응 전략으로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과정의 난관도 남아있다. 미국에서는 독점금지법에 따라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가 상업에 영향을 끼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를 검토하고 ‘실질적 경쟁을 완화할 것’으로 판단되는 M&A를 금지할 수 있다. 실제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다바타 메디컬그룹 인수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셀진 인수 등은 조건부 승인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 인수합병 규모나 인수 시, 세계 게임산업의 매출 3위가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의 인수 반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블리자드의 직장 내 성폭력 및 성차별 스캔들도 부담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투운동 및 빌게이츠의 성희롱 의혹 등을 겪은 후, 주주 결의에 따라 강도 높은 성평등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블리자드 인수 시, 주주들은 높은 수준의 관련 정책 이행과 투명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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