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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정총령)는 다음 달 15일 오전 10시 30분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8)·B씨(27) 부부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각각 피해아동의 친모와 계부인 A씨와 B씨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의 인천 집에서 C양(사망당시 만 8세)을 주먹과 옷걸이 등으로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굶겨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부부의 학대는 아동보육시설에서 3년간 지냈던 C양과 C양 오빠(10)를 집으로 데리고 온 직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C양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주먹 등으로 폭행하고 밥을 굶기거나 거의 주지 않기를 반복했다.
◇기마자세·엎드려뻗쳐 1~2시간 시키고 당구채 폭행도
이들의 학대는 무자비했다. 수시로 기마자세나 엎드려뻗쳐 자세로 1~2시간씩 벌을 서게 하거나 당구채나 나무옷걸이로 폭행했다. 또 자신들이 자는 사이에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C양 손을 끈으로 묶어 방치하기도 했다. 심지어 대소변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화장실 변기에 있던 대·소변을 먹게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A씨는 올해 3월 2일에도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오후 12시30분께 C양의 옷을 벗긴 후 옷걸이로 수차례 폭행했다. 그는 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임에도 C양을 화장실로 데려가 30분 동안 찬물로 샤워를 시키고 2시간 동안 물기를 닦아주지 않고 화장실에 방치했다.
B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오후 2시30분께 C양이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한 후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거실에서 게임을 하기도 했다. 뒤늦게 C양 호흡이 희미한 것을 확인한 A씨 부부는 학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119 등에 신고하지 않고 C양을 방으로 데려가 인공호흡만 진행했다.
C양의 상태가 더욱 악화됐지만 이들은 신고하는 대신 범행 은폐에 급급했다. 평소 C양을 폭행하는 데 사용했던 옷걸이를 부러뜨려 풀숲에 버렸고 C양 오빠에겐 ‘5대 정도만 체벌했다고 대답하라’고 지시했다.
A씨 부부가 119에 신고한 것은 C양 발견 후 6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8시 57분이었다. 이들은 “딸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 아이가 새벽 2시쯤 넘어졌는데 저녁에 보니 심정지 상태였다. 언제부터 숨을 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거짓 신고했다.
◇혐의 부인했지만…목격자 C양 오빠 진술 결정적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C양 호흡은 이미 멈춰 있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수사기관과 재판 과정에선 “학대·유기·방침은 사실이지만 사망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A씨는 “사망 당일 딸을 때리지 않았고 샤워도 찬물이 아닌 따뜻한 물로 시켰다. 샤워가 끝난 후 물기도 닦아줬다”고 주장했다. B씨도 “집에 도착했을 당시 C양이 이미 사망했거나 생존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현장을 목격한 C양 오빠의 진술로 A씨 부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C양 오빠는 수사기관에서 “엄마가 동생을 옷걸이로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 찬물로 샤워를 시켜 동생이 신음소리를 냈고, 샤워 후 물기도 닦아주지 않았다. 엄마는 평소에도 동생이 실수하면 찬물로 샤워시켰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부부가 학대·유기·방임으로 C양이 사망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했음에도 그 같은 행위를 계속해 살해했다. 살인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이어 “3년 이상의 긴 기간 동안 학대·유기·방임을 당하고 끝내 사망에 이를 때까지 겪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했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느꼈을 고립감, 공포, 슬픔 등의 감정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중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