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코인]넥슨·JP모건 덕에 안정…이더리움 홀로 질주

이정훈 기자I 2021.05.01 07:17:45

비트코인 5만달러대 안정…이더리움 또 최고가 행진
비트코인 먹튀 우려?…장기투자 모드로 가는 테슬라
`親코인 거듭난` JP모건, 여름쯤 비트코인 펀드 출시
넥슨 1130억 비트코인 매입…美 ETF 승인 또 미뤄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주 초반 다시 5만달러를 깨고 내려갔던 비트코인이 대형 게임업체인 넥슨의 비트코인 투자 개시와 JP모건의 비트코인 펀드 출시 등과 같은 호재에 힘입어 반등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날 옵션만기일을 큰 물량 부담없이 넘기면서 시세 반등에 탄력을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1주일 간 이더리움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이처럼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등락을 보이며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2등주인 이더리움은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디지털 채권 발행 등과 같은 호재가 이어진 덕에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각국 규제에 따른 가상자산 조정 부담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이미 공식적인 투자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가총액 대형 코인들은 자체적인 수급 논리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각국 정부가 불법화·금지시킬 수 있다”

“가상자산이 성공한다면 정부는 그들이 가진 독점권을 잃고 말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각국 정부가 가상자산을 불법화할 수 있을 겁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투자의 전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킷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가상자산을 사거나 팔아 본 적이 없다”고 전제하면서 “정부가 비트코인이나 가상자산을 불법화하거나 금지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중국이 앞서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거의 모든 정부가 자신들의 디지털화폐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만약 정부가 독자적인 디지털화폐를 만들고 나서 ‘이건 우리 디지털화폐인데 여러분은 다른 가상자산을 써도 된다’고 얘기하는 걸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역사적으로 정부가 일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중국에서는 현금으로는 택시를 타거나 아이스크림을 사기가 힘들며 대부분은 디지털 상에서 결제가 이뤄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발행한 화폐가 아닌 다른 화폐를 인정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은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 앞에 놓여 있는 가장 큰 위협은 성공하면 할수록 정부 규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해 돈을 벌고 있고 그 자체로 훌륭한 투자대상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만약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화폐가 된다면 이는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단타 아냐”…테슬라, 아직도 2.8兆 보유 중

올들어 처음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한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1분기 중 일부를 매도했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여전히 총 25억달러(원화 약 2조7850억원) 어치에 이르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보유현황 공시를 통해 3월말 기준으로 총 24억8000만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테슬라는 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5억달러 규모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테슬라는 보유 현금 일부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한편 비트코인을 통해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테슬라가 처음 비트코인을 매입한 이후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65% 정도 오른 상태다.

앞서 지난 26일 테슬라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중 10% 정도인 2억7200만달러 어치를 매도했고, 이를 통해 1억100만달러의 수익을 얻었다고 밝혔었다.

사내 방침 상 테슬라는 현재 비트코인을 시장가 기준으로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분기 이익을 조절하기 위해 앞으로도 1분기처럼 보유한 비트코인 일부를 수시로 사고 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 투자는 좋은 결정임이 입증됐다”며 “일상적인 영업에 사용되지 않는 현금 일부를 묻어두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밝혀 단기 차익을 노리고 비트코인을 처분하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더리움 호재 만발…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조정 후 정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이인자인 이더리움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유럽투자은행(EIB)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해 디지털 채권을 발행한다는 소식이 호재가 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주요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이더리움 가격은 장중 한때 시세를 분출하면서 2713달러까지 올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도 2995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장중 3120억달러까지도 오르며 역대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 조정과 소폭 반등 이후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7일 간 이더리움 시총은 15.7%나 늘어났다.

특히 이날 이더리움 가격은 EIB의 디지털 채권 발행이라는 호재 덕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EIB가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역사상 첫 디지털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년 만기 총 1억유로 규모의 이 디지털 채권은 골드만삭스와 방크 산탄데르, 소시에떼 제너럴 등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와 관련, 가상자산 브로커리지업체인 SFOX를 이끄는 대니 킴 대표는 “제도권 내에서 이더리움을 활용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이더리움 보유 잔고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거래소들이 가진 이더리움 잔고가 근 1년 만에 가장 적은데, 이처럼 잠재적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 변동성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뿐 아니라 이더리움을 활용한 탈중앙화금융(DeFi) 관련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인기 가상자산 애널리스트인 ‘알트코인 셰르파’는 “이더리움이 앞으로 수주 간 더 비트코인 대비 초과 수익을 내면서 3000달러 목표 가격까지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월가공룡’ JP모건, 올 여름쯤 비트코인 펀드 출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이르면 올해 여름께 비트코인 펀드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JP모건이 특정 자산가들을 위한 비트코인 펀드를 올해 여름께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JP모건이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JP모건은 액티브펀드 형태로 운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매니저들이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펴는 펀드를 말한다.

소식통은 “JP모건의 비트코인 펀드는 판테라 캐피털 혹은 디지털 갤럭시가 제공하고 있는 패시브 펀드와 눈에 띄게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패시브 펀드는 시장 평균 수익률만큼을 추구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펀드 운용은 가상자산 전문업체 NYDIG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이미 ‘JPM 코인’을 도입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은행간 지급결제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는 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있다. CNBC는 JP모건의 비트코인 펀드 출시 등을 두고 “가상자산이 주류로 진입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넥슨 日본사, 1130억원 어치 비트코인 사들여

넥슨 일본 본사가 약 1억달러 규모(약 1130억원)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일본 본사가 총 1717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매수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약 6580만원)이다. 이는 넥슨 전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그간 암호화폐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그가 대표로 있는 넥슨 지주회사 NXC는 2016년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유럽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사들였다.

또한 지난 해에는 금융거래 플랫폼 회사인 ‘아퀴스’를 설립한 바 있다. 아퀴스는 암호화폐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자산을 투자·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최근엔 국내 양대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 인수도 검토해왔다.

◇미 SEC, 반에크 비트코인 ETF 승인여부 한달 늦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반에크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여부 결정을 6월로 한 달 가량 미뤘다.

승인되면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첫 미국 ETF가 되는 이 상품의 승인여부는, 기존 관례로 보면 5월 초까지 결정될 예정이었다. SEC는 통상 신청일로부터 45일 동안 거래 승인 여부를 검토하며, 이에 따르면 이 상품의 검토 시한은 5월3일이 된다.

SEC는 “규정 변경 제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두면서 의견 등을 수렴하는 게 적절하다”고 결정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이미 미국에 있지만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아직 없는 상태다. ETF는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성해 투자하되 자금 조성 이후 펀드 자체를 주식시장에서 주식처럼 누구나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펀드다. 비트코인 ETF가 증시에 상장되면, 이 펀드를 사는 것으로도 비트코인에 투자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을 가르치던 게리 겐슬러가 새 SEC 위원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올해 중으로는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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