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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아파트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구멍 뚫린 규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수성구는 전국의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빠져 있다. 따라서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는 폭탄급 규제 대상 지역에서 비켜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 차익에 대한 부담이 이전과 다를 바 없다 보니 다주택자의 거래도 자유로울 것”이라며 “특히 양도세 규제를 피해 타지역에서 몰려온 유동자금까지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 없는 데 찾는 사람 많아…“ 호가 더 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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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동 ‘범어 롯데캐슬’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전용 85㎡가 작년까지만 해도 6억원 초반대였지만 지난달 8억 5000만원에 팔리며 1년 새 2억원이나 올랐다. 현재 호가는 더 올라 8억 7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마저도 매물은 단 한 두건에 불과해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범어동 A공인 대표는 “수성구 내에서도 범어동 일대 새 아파트와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는 1년 새 집값이 평균 2억~3억원씩 올랐다”며 “매물은 귀한 반면 매수 문의가 꾸준해 호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서울과 경기, 세종시 등의 주요 지역과는 분위기가 사뭇 대조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는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지난주(16일 기준)에도 0.02% 내리며 2주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기 과천(0.09%→0.07%)과 세종시(0.08%→0.00%) 역시 상승폭이 줄었다. 양도세 규제로 매도·매수자 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는 게 감정원 측 분석이다. 반면 이 기간 대구 수성구는 0.22%에서 0.32%로 아파트값 오름폭이 커졌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비수도권 가운데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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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시장 과열 판단 땐 조정대상지역 지정 검토 할 것”
대구 수성구는 지난해에도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아 서울과 경기 과천, 세종시에 이어 성남시 분당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황비율(DTI) 40% 적용 등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청약 1순위 자격 요건(가입 2년 경과에 납입 횟수 24회 이상) 및 가점제가 강화됐고, 또 분양권 전매도 입주 때까지 제한받는다.
그러나 정작 투기 수요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안겨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제는 피해 갔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 지정만으로도 집값 안정 효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정대상지역 지정까지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는 집을 팔 때 기본 양도소득세율(6~42%)에서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를 추가로 내야 한다. 특히 3년 이상 보유 시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 차익의 10∼30%를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없어진다.
수성구 황금동 D공인 관계자는 “수성구는 ‘대구 8학군’으로 불릴 정도로 학군 수요가 탄탄한데다 재건축 추진, 대구법원 이전 등의 개발 호재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이런 가운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다 보니 지역 내 수요는 물론 부산이나 경남 등 타지역에서도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 집값 과열에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이례적으로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민원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달에만 벌써 10여건에 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대구 수성구는 조정대상지역 전제 조건인 집값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과열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할 경우 청약경쟁률 등 여러 정량요건을 판단해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