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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휠체어 빌려주고 ‘나몰라라’…한심한 건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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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성 기자I 2015.04.21 06:01:00

고장난 휠체어 수리없이 대여…“안전사고 우려돼”
건보공단이 대여 중인 휠체어 절반 이상이 ‘노후’
보행기·지팡이 등은 80% 이상이 ‘내구연한 경과’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직장인 A씨는 지난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 강동지사를 들렀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공단에서 대여한 휠체어가 고정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고장난 휠체어’였던 것. A씨를 더 화나게 했던 것은 “우리 책임이 아니니 가져다 쓰든지 다시 절차를 밟아 4개월 뒤 새로 받아가든지 하라”는 막무가내 식의 건보공단 대응이었다. A씨는 “고장난 휠체어를 대여해주는 건보공단의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났다”면서 “파손된 보장구 대여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책임은 누구 몫이냐”라고 하소연했다.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보장구를 빌려주는 건보공단의 ‘보장구 무료대여 사업’이 엉성한 관리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정감사 등에서도 지적받은 사항이지만 건보공단은 예산 등을 핑계로 건강보험 가입자들에게 고장난 휠체어 등을 수리 없이 대여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병·의원 등에서 치료·재활 중인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자는 휠체어, 보행기, 목발, 지팡이, 목욕의자 등의 보장구를 무료로 대여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누구나 거주지 인근지사를 방문하거나 전화 예약, 공단 홈페이지 예약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보장구가 필요한 가입자 등에게 보장구를 무료로 제공, 건보 가입자의 보장구 비용 지출을 줄여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하지만 상당수 보장구가 사용가능 연한이 경과했거나 파손·고장 등의 결함을 안고 있는 등 관리 소홀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A씨가 방문한 건보공단 강동지사의 경우 총 40대의 휠체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약 10대는 작동이 안 되는 ‘부적합 제품’으로 대여가 불가능하다. 나머지 30대 가량의 휠체어도 고정장치 고장, 나사 풀림 등 각종 결함을 안고 있지만, 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수리 없이 대여 중이다.

이 같은 건보공단의 보장구 관리 부실은 파손된 물품의 대여가 안전사고 등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건보공단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고장· 수리 등에 대한 책임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건보공단 강동지사 관계자는 “휠체어의 경우 2~3차례 굴려보고 큰 문제가 없으면 대여해주고 있다”면서 “대기수요가 많은데, 일일이 수리해서 대여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고장난 보장구 대여에 대한 건보공단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건보공단이 대여하고 있는 보장구 가운데 64.6%가 사용가능 연한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휠체어의 경우 전체 3694개 가운데 절반 이상인 1912개 제품이 사용가능 연한이 경과했다. 보행기와 지팡이의 사용가능 연한 경과비율은 각각 88.6%, 81.0%에 달했다.

특히 사용가능 연한이 경과한 보장구는 각 건보공단 지사에서 보장구관리위원회를 통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지만 보장구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는 등 허술한 관리가 문제로 지적된다. 이종진 의원실 관계자는 “부실한 보장구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후·고장 보장구의 교체시기를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이종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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