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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현대차·기아 HEV 판매량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 1만1000여대에서 8월에는 2만1305대로 2만대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도 2만1679대 판매됐다. 10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HEV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의 1~10월 HEV 수출 대수는 33만4333대로 1년 전보다 49.4%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4만6723대의 HEV를 판매해 점유율 6위(5%)를 기록했다. 기아는 31만2449대로 7위(4%)를 차지했다.
내년 초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HEV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상대적으로 HEV가 대체재로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도 미국 시장에서 HEV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인기 차종인 ‘싼타페’와 ‘투싼’ 부분변경 모델 등을 출시하며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현대차·기아 HEV 판매량은 2만1679대를 기록하며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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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HEV 판매량을 늘리는 건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필수”라며 “현대차·기아도 SUV 등 완성차 라인업이 좋은 상황에서 많이 팔리는 차 위주로 생산량을 늘린다고 하면 HEV를 늘리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본격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데 전기차 위축 우려가 발생한 것”이라며 “HEV로 전환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생산 물량을 내년부터 계속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주최로 열린 ‘제39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는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도입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8~9%로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를 고려해 가격을 크게 내리기는 쉽지 않다”며 “현지 생산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는 물론 추가 관세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