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연속 ‘동결’ 나설듯…물가 안정 추세 확인해야
금통위는 11일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된다면 작년 2월 이후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으로, 역대 최장기간 금리 동결 기록을 새로 쓰는 것이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1명이 금통위원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물가 지표가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곤 있지만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에 부합하게 수렴해 가는지, 즉 추세적인 물가 안정 기조로 가고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수준이 높게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기상 여건 등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에 대한 경계감이 큰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1300원대 후반에서 고공행진 중인 환율이 치솟을 수 있다.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도 한은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5월 7개월 만에 최대폭인 6조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6조원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증가폭은 20조5000억원으로 3년 만에 최대 증가세다. 금융당국이 이달로 예정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두 달 늦추기로 한 것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큰 상황이다.
|
◇하반기 금리인하 ‘가늠자’ 될 소수 의견 나올까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결정과 그 배경만큼이나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제기되느냐이다. 소수의견이 제기되는 지 여부와 그 수가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을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데일리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문가 12명 중 9명은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자고 주장하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소수의견 제기를 전망한 9명 중 6명이 3분기 중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물가 상승세 둔화다. 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지난달(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 추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상승률이)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잘 이어지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의사록 상에 비둘기파(통화 완화적)의견을 보였던 위원이 2명 있었다는 점을 들면서, “물가 둔화를 근거로 2명 중 1명이 7월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1명이 금리 인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며, 만약 2명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다음달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아직 금통위에서 공식적으로 금리 인하 의견이 나오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하다”면서도 “당장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준의 경기 위축은 아니라는 점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양재균 KB증권 연구원도 “7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개진될 가능성은 40%, 개진되지 않을 가능성은 60%로 여전히 소수의견이 개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점은 금리 인하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오는 25일 2분기 성장률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에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