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수요와 공급 등 업황에 따라 비슷한 흐름을 보여온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시장의 관심사가 인공지능(AI)과 그 핵심인 ‘엔비디아’에 쏠리며 기업별 각기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에 따라 주가 방향과 상승 폭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와 오랫동안 손잡아온 한미반도체 역시 이달 들어 독점권을 둘러싸고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젠슨 황 한마디에 …희비 갈리는 삼성전자-하이닉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100원(2.79%) 오른 7만 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3거래일간 5.31%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2.01%)을 웃도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의 한 축을 맡은 SK하이닉스(000660)는 5일 0.21% 오른 19만 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의 상승률(1.03%)보다도 못한 성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2.38% 오르는데 그치며 삼성전자와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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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4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이 여전히 테스트 중이라며 ‘인증 실패’를 부인하자 분위기는 전환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곳은 모두 HBM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들이(삼성전자, 마이크론) 최대한 빨리 테스트를 통과해 우리의 AI 반도체 공정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입장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크게 상승하던 SK하이닉스가 이달 들어 주춤하고 삼성전자가 8만원선에 가까워지는 이유로 손꼽힌다.
◇“변동성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우+하이닉스 조합도”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의 개선세와 별개로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이 달라진 것을 두고 HBM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과거만 해도 두 종목이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현재는 엔비디아를 둘러싼 HBM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좌우하며 주가에서도 비동조화(디커플링)가 심화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서는 두 기업의 라이벌화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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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K하이닉스가 한화정밀기계로부터 TC본더를 납품받기로 하며 지난 3일 9%대 급락세를 탔다. 다만 한미반도체의 기술력이 우수한데다, 한미반도체 역시 SK하이닉스가 아닌 삼성전자에 TC본더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증권가의 관측까지 가세하며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 업종 내 종목들의 주가가 천차만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눈높이와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일부 분산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삼성전자 우선주와 SK하이닉스의 조합으로 변동성을 대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