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지지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외국인 연예인들이 공연을 목적으로 자국에 입국할 때 취득하는 흥행 비자 요건을 완화했다. 내수 공연 시장 규모 확대와 국제 문화 교류 활성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전까지는 △하루 보수가 50만 엔(약 450만 원)이면서 체재일 수 15일 이내 △음식물을 판매하지 않는 객석 규모 100명 이상인 공연장 △국가 및 학교 등 공적 행사 출연 중 하나를 충족해야 했다.
앞으로는 하루 보수가 50만 엔 이상인 가수들의 체류 기간은 30일 이내로 늘어난다. 객석 규모에는 스탠딩석을 포함하기로 했고 음식물 유상 제공도 가능해졌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2년 이상 해외 활동 경험이 있거나 무대 규모가 13㎡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도 완화했다. 이제부턴 행사 주최자의 외국인 공연 관련 업력이 3년 이상이면 두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미국의 뒤를 잇는 세계 2위 규모인 일본 음악 시장은 K팝 가수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활동 무대다. 관세청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반 수출 대상국 1위는 4852만 3000달러(약 615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한 일본이었다.
이번 완화 조치에 따라 이전보다 긴 기간 동안 현지에 머물며 홍보 및 투어 공연을 활동을 펼치는 K팝 가수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아이돌그룹 기획사 매니지먼트 담당자는 “일본을 주력 시장으로 삼는 가수들이 완화된 요건에 맞춰 새로운 활동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출신 멤버가 속한 아이돌 그룹들의 현지 공략 움직임 또한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지 체류비가 만만치 않은 만큼 기존처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활동을 전개하는 가수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아이돌 그룹 기획사 홍보 이사는 “스태프들의 인건비도 감당해야 하기에 수지타산을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삼는 인기 K팝 가수들에겐 30일 동안 일본에만 머물며 활동하는 것이 큰 메리트가 없는 전략일 수 있다”고 짚었다.
상대적으로 일본 공연 기회가 적었던 인디 음악계 가수들이 이번 규제 완화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다수의 인디 싱어송라이터와 밴드가 속한 엠피엠지뮤직의 서현규 이사는 “당장은 성공이 보장된 길이 아니라 움직임이 활발하진 않겠지만, 현지 소규모 클럽 공연 등을 통해 입지를 다지며 인기를 얻는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새로운 해외 활동 패턴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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