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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위로 춤추는 관능의 향연…원조 '시카고'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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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3.06.15 05:45:00

25주년 기념 오리지널 '시카고' 내한
밥 포시 특유의 매혹적인 안무 시선 사로잡아
14인조 오케스트라 흥겨운 재즈 연주도 압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 거품이야. 유명세는 사라지는 거야. 시카고는 그런 도시야.” (뮤지컬 ‘시카고’ 중 빌리 플린의 대사.)

살인과 거짓으로 점철된 잔혹한 범죄 이야기인데 한 번 보면 푹 빠져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세상에 수많은 뮤지컬이 있지만, ‘시카고’처럼 관능적인 뮤지컬은 없다.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쓰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가 오리지널 내한공연으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 중 ‘올 댓 재즈’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이번 내한공연 팀은 ‘시카고’ 리바이벌 프로덕션의 25주년을 기념해 꾸려진 팀이다. ‘시카고’는 2021년 25주년을 맞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투어를 돌고 있다. 미국 유타카를 시작으로 애틀랜타, 워싱턴 D.C., 시카고 등 51개 도시에서 약 8개월간 북미 투어를 진행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200회 공연을 맞이한 만큼 배우들이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시카고’는 재즈, 술, 욕망, 폭력, 범죄, 그리고 돈이면 뭐든지 가능했던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남편과 여동생을 살인한 보드빌(19세기 후반~20세기 초 미국에서 유행한 버라이어티 쇼) 배우 벨마 켈리, 그리고 정부(情夫)를 살해한 죄로 구속된 코러스 걸 록시 하트다. 이들이 변호사 빌리 플린과 함께 무죄를 받고자 벌이는 음모가 흥겨운 재즈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이번 투어를 위해 특별히 캐스팅한 배우 로건 플로이드, 케이티 프리덴, 제프 브룩스가 각각 벨마 켈리, 록시 하트, 빌리 플린 역으로 출연한다.

‘시카고’가 처음 무대화된 것은 1975년, 브로드웨이의 신화적 존재로 불리는 안무가 밥 포시를 통해서다. 밥 포시는 시카고 트리뷴 기자이자 극작가였던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1926년 ‘작지만 용감한 여인’(A Brave Little Woman)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연극 희곡을 바탕으로 ‘시카고’를 탄생시켰다. 현재 공연 중인 ‘시카고’는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 안무가 앤 레인킹이 새롭게 리바이벌한 프로덕션. 27년째 브로드웨이에서 최장기간 공연 중이다.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시카고’의 트레이드마크는 밥 포시가 안무한 춤이다. 섹시한 의상을 입은 여자 배우들, 근육질의 몸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남자 배우들이 보여주는 절도 있으면서도 관능적인 춤이 공연 내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안짱다리였던 밥 포시가 자신의 신체적인 결점을 안무로 승화시킨 것이다. 발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하는 ‘턴 아웃’에 어려움을 느낀 밥 포시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 구부정하면서도 근육의 작은 움직임이 시각적으로 도드라지는 독특한 안무 스타일을 완성했다. 14인조 오케스트라를 무대 위의 가운데 배치한 파격적인 구성도 인상적이다. 공연 내내 무대 변화는 없지만, 대신 배우들의 화려한 춤과 노래가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

‘시카고’는 살인과 범죄가 난무하는 어두운 이야기지만, 이를 흥겨운 재즈 선율과 춤으로 풀어내며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작품의 소재가 한국적 정서와 다소 멀어 보이기도 하지만, 2000년 라이선스 초연 이후 3~4년 주기로 무대에 계속 오를 정도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이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풍자와 해학을 즐긴 한국인에게 ‘시카고’는 낯선 콘텐츠는 아니다”라며 “작품 속 벨마와 록시가 겪는 ‘옐로우 저널리즘’이 현재 인터넷 환경 속 저널리즘의 폐해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점도 ‘시카고’가 한국 관객에 더욱 어필하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시카고’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공연은 오는 8월 6일까지 이어진다.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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