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예언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서는 18일 이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자신을 제명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과 캐나다 순방차 출국하는 날인 이날 갑자기 윤리위는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합니다. 오늘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내막에 대해 ‘배진솔의 정치사전’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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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는 16일 오후 긴급 전체 회의 소집을 알립니다. 예정보다 열흘 빨리 회의를 소집하는 것인데요. 윤리위가 날짜를 앞당긴 것은 여러 셈법이 섞인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오는 28일로 예정된 법원의 ‘정진석 비대위’ 추가 가처분 심문 전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마무리하겠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을 징계를 받았습니다. 윤리위에서 추가 징계를 할 경우 이전보다 무거운 징계인 탈당 권유나 제명일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당 윤리위를 통해 이 전 대표의 당원권이 박탈되면 이 전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 또한 무용지물이 돼 자연스럽게 각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발표도 임박했습니다. 경찰은 전날(17일) 이 전 대표를 소환했고, 이 전 대표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총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밤늦게 귀가했습니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명절 선물을 줬다고 주장하는 시기인 2015년 9월 23~25일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는 일주일 가량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경찰이 조만간 수사결과를 발표해 검찰에 송치할 경우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포함된다면 당 윤리위에서 이 전 대표에 제명을 내릴 가능성이 더욱 커집니다. 이 전 대표에게 정치적 타격도 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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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사실상 윤리위가 중징계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에서 제명이나 탈당권고 등 중징계를 내리면 다시 가처분을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CBS 라디오에서도 “역사적으로도 지난 몇 달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어디에 가시면 꼭 그 사람들이 일을 벌였다”며 “어떻게든 빌미를 만들어서 제명 시나리오를 가동할 것 같다. 윤리위를 사실 오늘 열려면 오늘 저녁에 열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대표도 검은 먹구름을 느낀 듯 당의 제명 시도가 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18~24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었죠.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길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