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청약 시장의 ‘따따블’ 열풍이 가라앉자 시초가에 고가를 형성한 후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과열로 ‘묻지마 청약’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배정받은 주식을 일제히 내다 팔면서다. 공모청약 과정에서 십수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기대를 모았던 종목마저도 ‘시초가 던지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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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받은 공모주를 상장과 함께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새내기주의 상장일 주가하락 속도도 빨라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현(437730)은 공모가(3만원) 대비 123.33% 높은 6만7000원에 시가를 형성한 후 6만9400원까지 상승했으나 10분 만에 6만원선이, 오후 들어서는 5만원선이 잇따라 무너졌다. 결국 공모가(3만원) 대비 56.67% 높은 4만7000원에 종가 마감했다.
삼현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총 2168개 기관이 참여하며 지난해 이래 최다 참여율을 보였으며 일반 청약과정에서 1645.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상장 당일 ‘시초가 던지기’를 피하지 못했다. 삼현의 청약 증거금은 12조3400억원이 몰렸는데 이는 올해 새내기주 중 14조원을 기록한 에이피알(27847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과열에 따른 부작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 분석 없이 시초가 매도수익만 보고 ‘묻지마 청약’으로 배정받았던 물량이 상장하자마자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모가 밴드 상단으로 확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상장 초기 주가 급등락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며 “청약 경쟁률은 높아지며 배정은 어려워지는데 상장일 수익률은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피로도도 높아지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이 같은 시장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일 시가 대비 종가 수익률이 낮으나 HB인베스트먼트(440290), 포스뱅크(105760), 스튜디오삼익(415380)을 제외한 올해 데뷔한 새내기주 대부분이 공모가 이상의 주가 흐름을 가져가며 공모청약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한 덕이다.
관심은 26일 상장하는 엔젤로보틱스의 상장 성적표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화제를 부른 로봇 테마인데다 일반청약 과정에서 9조원대 증거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박세민 SK증권 연구원은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성장성이 폭발적이나 매출 실현 기간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만큼 단기 주가는 수급적 요소에 의한 변동폭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