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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11일(현지시간)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는 한·중·일 3개국의 치열한 ‘혁신 가전’ 경쟁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필두로 한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 제품을 여럿 쏟아냈지만 소니와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은 큰 이슈를 끌지 못한 채 두드러지지 못했다. 중국 기업은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참여가 줄었음에도 세계 최초 폴더블폰 등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압도적 기술 선보인 韓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분야 등에서 글로벌 시장 리더답게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이며 경쟁업체를 압도했다.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인 3368㎡의 전시장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세계 최소형의 ‘마이크로 LED 75형’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기존 146형 대비 4배 이상의 집적도를 구현하는 첨단 기술이 적용돼 더욱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하만과 공동으로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 계기판인 ‘디지털 콕핏 2019’를 뽐냈다. 헬스케어 로봇인 ‘삼성봇(Samsung Bot)’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의 롤러블(두루마리형) TV인 ‘롤러블 올레드(OLED) TV’를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캡슐맥주제조기인 ‘LG 홈브루(LG HomeBrew)’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 두 제품은 외신에서도 크게 주목했다. 취재 현장에서 본지와 만난 브라질 IT전문지 ‘쇼미테크(Showmetech)’ 브루노 마르티네스(Bruno Martinez) 기자는 “개인적으로는 LG전자가 선보인 롤러블 올레드 TV와 LG 홈브루가 이번 CES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무역갈등 속 존재감 과시한 中
중국에서는 스타트업 로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인 ‘플렉스파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로욜 전시장에는 관람객이 크게 몰렸다. 로욜은 폴더블폰에 이어 롤러블 키보드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도 함께 공개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이센스부터 TCL,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8K TV’ 시제품을 나란히 들고 나왔다. 스카이워스는 8K OLED TV를 전시장에 선보였다. 콩카도 75·98형 8K TV를 공개했다. TCL 역시 자사 전시장 전면에 8K TV인 ‘X10 QLED 8K TV’를 내세웠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따라 올해 CES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1200여개로 지난해(1551개)와 비교해 약 20% 줄었지만 로욜과 TCL 등은 인상적인 제품을 줄줄이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두드러지지 못한 日
반면 올해 CES에서 일본 기업의 활약은 다소 미진했다. 참가 기업 규모면(60여개)에서 중국(1200여개)은 물론 한국(300여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그동안 일본의 강점으로 꼽혔던 로봇 분야 참여 기업이 8개에 그쳐 중국(76개)에 압도당했다.
실제 CES 현장에서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소규모 부스를 차리는 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소니는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와 게임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 VR’ 등을 전시하며 ‘소비자 체험형’ 테마로 부스를 꾸몄다. 파나소닉은 자율주행차 ‘스페이스 엘’을 공개했다.
오히려 일본에서는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와 혼다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도요타는 일본 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손잡고 5G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T-HR3’을 선보였다. 혼다는 안내 로봇과 카트 로봇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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