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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소리 R&D인력 300명..'날개없는 선풍기' 소음 75%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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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18.04.16 0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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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 르포
英 맘스베리와 '양대 R&D 기지'
2곳에 일주일마다 120억원 투입

다이슨 엔지니어가 STC 유체 역학 연구실에서 공기 흐름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다이슨
[싱가포르=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11일(현지시간) 찾은 다이슨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STC)의 기류 연구실. 한쪽 벽을 차지한 화이트보드에 수학 공식이 빼곡했다. 다이슨 엔지니어들이 공기청정기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을 0.4㎝ 단위로 측정, 계산한 흔적이다.

실험실 한 켠에는 헤어드라이어와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이 각각 진공 상태의 박스에 들어있었다. 진공박스 옆에는 수은을 주입한 얇은 관 3개와 측정 도구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공기가 움직이는 방향과 압력, 속도까지 기록하는 도구다.

다이슨은 모터를 탑재하는 모든 제품의 공기 흐름을 연구한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 손실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런 연구 끝에 나온 신제품이 무선청소기 ‘V10’이다. 기존 제품과 달리 흡입구부터 모터, 싸이클론, 먼지통을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설계해 공기의 흐름이 최대한 꺾이지 않게 했다. 이에 따라 청소기의 흡입력은 20% 강해졌다.

다이슨 기술 핵심기지 ‘STC’…기계부터 음향까지 연구

STC는 다이슨이 3억3000만파운드(약 4785억원)을 투자한 연구개발(R&D) 기지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이 연구소는 영국 맘스베리의 R&D센터와 함께 다이슨 기술력의 양대 축이다. 다이슨은 일주일에 800만파운드(약 120억원)를 R&D에 쏟아붓는다.

STC에는 기계·유체 역학·기류 역학·음향·커넥티비티·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하는 300여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존 윌리스 다이슨 기술시스템부문장(수석)은 “싱가포르는 전 세계 유능한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전기·전자뿐만 아니라 기계, 항공, 음향 분야의 ‘엔지니어 풀(pool)’이 굉장히 다양해 싱가포르에 R&D센터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STC 음향연구실 내 무반향실. 사진=다이슨
음향 연구실에 들어서자 음향학자들이 무반향실에서 다이슨 제품에서 나는 소리를 연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소음의 크기, 방향, 품질을 측정한다. 다이슨이 ‘날개 없는 선풍기’ 신제품의 소음을 75% 줄여 내놓은 것도 2년 동안 다양한 소재와 구조의 시제품을 연구한 끝에 가능했다.

이밖에도 STC는 제품에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커넥티드 스튜디오’와 모터에 강한 전류를 흘려보내 한계를 시험하는 ‘고전압 실험실’ 등 다양한 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완전 자동화 생산라인서 2.6초에 한대씩 모터 생산

다이슨 제품과 부품을 연구하는 STC에서 8㎞가량 떨어진 싱가포르 주롱 웨스트파크에 위치한 자동화 제조라인(SAM)에서는 모터 ‘V10’을 비롯한 디지털모터를 연간 1100만대 생산한다. 다이슨 제품에 사용하는 모터 전량을 이곳 2개 층 8개 라인에서 만든다.

SAM은 300여대의 로봇으로 이뤄져있으며 모든 공정은 사람의 손이 필요없는 자동화라인이다. 장비에 이상이 생기거나 다른 라인으로 제품을 옮길 때만 사람이 나섰다.

다이슨 SAM의 모터 고정자 조립 공정. 사진=다이슨
다이슨은 V10 생산라인에만 3000만파운드(약 457억원)를 투자했다. V10은 △회전자 조립 △자석 조립 △회전자 밸런싱(균형 잡기) △프레임 결합 △구리선 감기 등을 거쳐 생산된다.

V10 생산 공정 가운데 다이슨의 기술력이 가장 집약된 곳은 모터 내부의 회전자 밸런싱 공정이다. V10은 12만5000rpm(분당 회전수)의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회전자의 무게중심에 작은 오차만 있어도 에너지가 증폭돼 터져버린다.

회전자 밸런싱 공정에서 로봇팔이 회전자를 들어올리자, 강한 바람을 내보내 회전자를 10만rpm 이상으로 회전시켰다. 또 다른 로봇은 머리카락 굵기 이하의 오차까지 잡아내 회전자의 불균형한 부분을 깎아냈다.

다이슨은 회전자와 프레임을 결합할 때도 나사 없이 접착제로 붙이고 있었다. 모터에서 발생하는 공기 흐름이 방해받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든 V10을 탑재한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은 151AW(에어와트)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이슨은 모든 모터 공정을 레이저로 인식해 기록하고 있었다. 소비자의 반품으로 돌아오거나 불량이 발생하면 정보를 추적해 어느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헨키 위라완 다이슨 모터팀 리드 엔지니어는 “오차 없는 공정을 위해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모터의 불량률은 1% 이하”라고 말했다.

다이슨 SAM 모터 생산라인. 사진=다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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