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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 "77번이라도 용서"…남·북 화해 '피날레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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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준 기자I 2014.08.19 06:40:00

교황이 남긴 메시지
명동성당 마지막 미사서 한반도·종교 화합 강조
"세월호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한글편지로 위로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공동취재단]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서울 중구 명동 명동성당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울려 퍼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참석자들은 합창으로 남북화해를 기원했다.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습니까?” 교황이 한국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메시지는 ‘용서를 통한 화합’이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에 함께 던진 화두다. 미사 강론에서 “죄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말했다.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성경구절(마태오복음 18장 21∼22절)을 인용하며 강조했다. 무력 다툼과 반목을 멈추고 먼저 이해하고 화합에 나서야 한다는 당부다.

▲남·북 위해 기도한 마지막 명동미사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남·북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이제 대화하고 만나고, 차이를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자”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하는 데 관대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고 한 가정의 구성원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사회 내 갈등의 해소도 바랐다. 교황은 “한국인으로서 의심과 대립과 경쟁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거부하고 그 대신에 복음의 가르침과 한민족의 고귀한 전통가치에 입각한 문화를 형성해 나가도록 요청한다”고 조언했다. 미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한국의 12개 종단 종교지도자들을 만나서는 “삶이라는 것은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이라며 종교의 화합에 손을 내밀었다.

▲마지막까지 챙긴 약자

교황은 마지막까지 약자를 챙겼다. 미사에 앞서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로했다. 허리를 굽히고 강일출·김군자 등 7명의 할머니를 모두 감쌌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밀양 송전탑 주민, 용산참사 유족 등 12명도 만났다. 새터민과 납북자 가족의 손도 잡아줬다. 아픔을 안고 한국사회 곳곳에서 교황을 기다린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떠난 것이다. 미사에는 환경미화원 등 가난한 자들을 초대해 낮은 곳을 밝혔다.

▲분열된 사회에 치유 숨결 불어넣고 떠나

4박5일 일정을 무사히 마친 교황이 18일 출국했다. 시민은 따뜻하고 친근했던 교황의 마지막 길까지 따랐다. 200명이 넘는 시민은 빗속에 우산을 들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나와 교황의 출국길을 배웅했다. 공항에서 만난 이상호(63) 씨는 “영화 ‘명량’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우리 사회가 진정한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데 소외된 이들의 편을 드는 교황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섯 살 아들과 함께 공항을 찾은 김수진(32) 씨는 “항상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돌보라는 교황의 가르침을 아이에게 느끼게 하고자 나왔다”고 말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게 깜짝 편지 남겨

교황은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 인사와 염수정 추기경 등 천주교 관계자의 배웅 속에 환한 미소를 남기고 낮 12시 40분께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지막 길까지 소탈했다. 교황은 여전히 수행원에 맡기지 않은 검은색 가방을 직접 들고 정제천 신부 등과 격의 없이 포옹한 뒤 한국을 떠났다.

깜짝 편지도 남겼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는 편지는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남아 있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앞으로 쓰였다. 10명의 남은 실종자 이름을 열거하고 이들이 ‘하루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쓴 교황의 편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는 위로도 잊지 않았다. 교황의 서명이 들어 있는 이 한글편지는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인 김건태 신부가 교황 대신 팽목항을 찾아가 실종자 가족에게 19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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