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률 9%…생분해 플라스틱 답이다

하지나 기자I 2024.11.25 05:50:00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①
황성연 경희대 생명과학대학 교수
재활용만으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한계
''썩는 플라스틱''..제조 단계부터 친환경적
분리수거 기준 미비..일반쓰레기처럼 소각

[황성연 경희대 생명과학대학 교수] ‘플라스틱 국제 협약’의 마지막 회의인 제5차 정부간 협상회의(INC-5)가 부산에서 25일 열린다.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전세계 각국 대표 및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가운데 벌써부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자원 재활용 촉진법 제정 이후로 플라스틱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환경부 차원에 적극 활용했다. 이에 석유업계에서도 재활용 정책에 대한 친환경 비전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만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의 증가를 멈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은 83억톤(t)에 달한다. 이 중 78%인 63억t이 쓰레기로 폐기됐다.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

플라스틱을 전량 사용 금지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감병염 시대의 도래 이후 배달서비스, 택배 서비스, 포장 서비스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관련 비즈니스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리나 알루미늄과 같이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소재는 제조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3배가 더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황성연 경희대 생명과학대학 교수
그런 관점에서 이제 썩는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연상태의 토양이나 바다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며, 제조 단계부터 이미 석유유래 플라스틱 대비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분리수거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퇴비화 설비를 통해 분해가 가능하지만 일반종량제 봉투에 담겨 일반쓰레기와 함께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혐기성 소화 설비를 거쳐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실증 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플라스틱의 제조에 필요한 원료 추출부터 사용 후 자연분해에 이르기까지의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를 해결하는 새로운 지속가능형 순환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환경부는 25일 INC-5를 계기로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소비, 재활용까지 모든 주기를 망라하는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이니셔티브’ 발족식을 가진다. 긴밀한 순환경제 민관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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