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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15년 서울교대 진학 후 2학년이던 2016년 3월경 남자 재학생들과 일부 졸업생들이 참석하는 ‘남자대면식’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신입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신입생 소개자료’를 제작했다. A씨는 2020년 3월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됐고, 뒤늦게 이 사실이 드러나자 서울시교육감은 그해 11월 A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1심 법원은 “징계사유는 존재하고 원고의 임용 전 행위라도 임용 후 공무원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구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역시 “이 사건 비위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규정이 정하는 공공기관의 ‘종사자’이거나 그 ‘업무 등’과 관련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2심은 특히 “서울교대는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한다는 특수성이 있는 대학교”라며 “원고는 장차 같은 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종사할 가능성이 상당한 같은 과 후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비위사실과 같은 행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심리에서는 교대에 재학 중인 학생을 공공기관 종사자, 근로자 등으로 규정해 징계 시효를 10년으로 둔 성희롱 행위를 한 자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원고는 당시 대학생으로, 공공기관의 종사자로 볼 수 없어 구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성희롱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하급심의 판단이 성희롱의 주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고는 당시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상 또는 법률상 원인에 의하여 공공기관으로부터 일정한 역무를 제공받는 사람이었을 뿐”이라며 “교대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상당 기간 공공기관과 일정한 관련을 맺고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적시했다. A씨가 당시 학생이었기 때문에 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없단 것이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를 징계하기 위해선 일반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적용해야하는데, 이는 징계 시효가 3년에 불과해 이를 적용하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