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는 성명에서 “타이트한 긴축 조건이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 수준의 긴축을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 목표치인 2% 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1월 2.4%에서 12월 2.9%로 반등했다. 다시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반등세가 예상보다 약했다”며 “기저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전반적인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면서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에너지 가격과 운임 상승, 임금 인상 등은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ECB는 금리인하에 관한 힌트를 시장에 제공하지 않았다. 금리 인상 사이클은 끝났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은 유로존이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ECB가 4월 또는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해 다섯차례 인하를 연달아 단행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
앞서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CNBC와 인터뷰에서 “봄에 금리가 낮아질 거란 시장의 기대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큰 충격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현 금리 수준은 정점이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간 동안 금리를 제한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 빨리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더 많은 금리인상을 해야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