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가족법 전문 변호사인 조인섭 변호사는 다양한 이혼 이야기를 다룬 ‘인스타툰’(인스타그램 웹툰)으로 일약 ‘스타 변호사’ 반열에 올랐다. 17만 구독자를 둔 그의 인스타툰 ‘조인섭 변호사의 이혼사건 다이어리’는 매 연재분마다 흥미로운 얘깃거리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출간된 툰에세이 ‘이제 나를 위해 헤어져요’(위즈덤하우스)는 조 변호사의 인스타툰을 추려 만든 책이다.
책에는 천태만상 이혼 이야기와 실용적인 생활 가족법 상식, 이혼 변호사의 소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조 변호사는 2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초기엔 이혼사건을 접하면서 ‘의뢰인을 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줘야겠다’고만 생각을 했다”며 “최근에는 ‘이혼 후’의 삶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의뢰인의 아이 양육이나 자립에 힘이 돼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혼은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일 뿐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며 오히려 응원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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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다음 편 주세요”…후기 넘쳐나
로펌 ‘신세계로’의 대표 변호사인 그는 동료 변호사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바로 ‘이혼 전문 변호사’다. 연수원에서 여성·아동 문제를 다루는 선배 변호사를 만난 게 진로를 선택한 계기가 됐다. 선배의 사무실에서 마주한 수많은 아동과 여성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경찰에 한번 신고한 뒤로 남편이더 심하게 때렸어요”, “아줌마가 엄마한테 말하면 큰일난다고 해서 아파도 참았어요. 정말 다 말해도 되는 거에요?” 수많은 피해자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내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조 변호사는 어디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피해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조차 없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일이 곧 ‘나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처음 고용변호사로 약 2년 반 정도 근무하다가 개업 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사건이 없어서 시간이 좀 많았다(웃음). 이혼에 관한 법률과 만화를 섞어서 ‘조변호사의 이혼이야기’라는 책을 냈는데 사람들이 쉽게 읽히고 이해가 잘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인스타그램으로도 이혼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박은선 작가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조 변호사의 인스타툰에는 여러 명의 여자와 외도를 하고도 당당한 남편, 시골 노부부의 소를 둘러싼 재산분할 다툼, 아이를 담보로 힘 겨루기를 하는 부부 등 ‘정말 사실 맞아?’라고 할 법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사람의 인생이 다 다르듯 이혼사건도 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이혼사건을 많이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잘 접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곤 한다. ‘아니 이런 사건도 있었네’ 혹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오셨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사건이 최근 많아지는 것 같다.”
◇“이혼, 안하는게 최선…하려면 현명하게”
책에는 미공개 에피소드와 함께 ‘몰래 찍은 증거는 불법 증거라서 법정에서는 무효인가?’ 등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수록됐다. 이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이혼사건에서는 불법증거도 다른 증거와 함께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유효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상대방이 형사고소를 하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증거 확보 전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수많은 사건을 다루다보니 기억에 남는 사건들도 많다. 특히 선택권이 없는 자녀들에 대한 것은 ‘워킹 맘’인 조 변호사가 가장 힘들어 하는 문제다. 조 변호사는 “이혼을 한 뒤 아이가 방치돼 ‘친권양육권변경청구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이 가장 가장에 남는다”며 “이혼과 자녀 성추행이 함께 문제가 된 사건도 있었는데, 웹툰으로는 부적절해서 뺐다가 이번 책에 넣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혼은 안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심사숙고해서 현명하게 진행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혼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서 선택하는 것”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협의이혼이지만, 협의가 안될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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