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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6년 7월 1일에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위해 연내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추진 로드맵을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법안을 국회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것 보다 더 앞당겨졌다. 홍 시장이 구상을 밝히고 이 지사가 화답한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정부가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행안부는 대구·경북의 합의안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통합지원단’을 구성하고 대구·경북 통합 지원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에 상응하는 광역경제권을 형성함으로써 수도권 일극체제가 아닌 다극체제로 전환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대구·경북 외에도 지역 인구 소멸 및 지역 균형 발전 방책으로 행정 구역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강원도와 전북도를 특별자치도로 승격해 특례를 부여했지만, 대구·경북 통합은 1995년 민선자치제 출범 이후 첫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 사례가 된다.
지난 4일 홍 시장과 이 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한 자리에서 ‘통합’에 관한 뜻을 모으기도 했지만, 명칭과 통합청사 등 구체적인 안은 더욱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대구광역시 측은 기존 대구를 기준으로 경북을 흡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홍 시장은 지난 5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대구직할시’로 명칭을 제안하고 안동과 포항에 각각 남부, 북부 청사를 두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이 지사는 지난 11일 경북도의회에 참석해 “큰집이 여기인데 왜 대구로 하느냐”고 ‘대구’ 중심 명칭에 반대한 바 있다. 권한 이양도 산적한 문제다.
여론 수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민의 경우 통합은 지역과 주민 ‘생존의 문제’라고 보는 반면 대다수 대구시민은 통합의 실효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등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한 50대 대구시민은 “인구 소멸은 대구의 관심사 아니다”라며 “통합 시 세수가 경북으로 쏠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30대 또 다른 대구시민은 “경북이 일자리와 인프라도 많지 않고 대구도 심각한 상황인데, 심각한 곳끼리 합쳐서 시너지가 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대구·경북 두 지차체가 통합 합의안을 마련하는대로 범정부 통합지원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