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가파르게 오르던 농산물 섹터는 경기 침체 우려에 단기 변동성이 커졌지만, 하반기 인플레 헤지 자산으로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운용 전문가들은 단기 불안 요인이 해소되더라도 각국 안보 차원에서 식량의 중요성·기후·인구구조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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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지난 29일 상장한 ‘KBSTAR 글로벌농업경제MV’ ETF는 첫날 시초가 대비 90원(0.89%) 오른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ETF는 국내 최초로 글로벌(미국·독일·캐나다·노르웨이) 농업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2018년 12월 선보인 ‘HANARO 농업융복합산’ ETF는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KBSTAR 글로벌농업경제MV는 농업 관련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 농기계 시장 점유율 1위 디어, 글로벌 1위 동물의약품기업 조에티스, 농약·종자 개발 생산 기업 바이엘 등을 담고 있다. HANARO 농업융복합산은 LG화학(051910), KT&G(033780) 20%대, CJ제일제당(097950) 10%대 등의 비중이 크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농산물 관련 핵심기업들은 가격 결정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아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 실적이 개선된다”며 “주식시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을 정확히 추종하진 않지만 유사한 방향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농업 기업 ETF 외 개인투자자들은 농산물 가격과 가장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농산물 선물 ETF에도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콩선물·밀선물 등 개별 작물 선물이나 △옥수수·콩·설탕 등 농산물에 분산투자하는 종합 농산물 선물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최초 농산물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1월 선보인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ETF다. 삼성자산운용은 당해 콩선물 ETF에 이어 2017년 6월 선보인 ‘KODEX 3대농산물선물(H)’ ETF 등을 출시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지만 선물 롤오버 비용으로 장기 투자 시 농산물 가격 상승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농산물 가격 반락에도 하반기 상승 가능성…장기적 ‘유효’
농산물 섹터는 연초 이후 기상이변·우크라이나 전쟁·에너지 가격 급등세를 타고 강세를 보였지만, 6월 이후엔 크게 꺾이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6월에 전월보다 2.3% 내린 154.2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최고치(159.7)을 찍고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는 주요 곡물 국제거래가격을 종합해 산출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 속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며 “농산물은 주요 불안 요인이 소강상태에 빠진 가운데 달러 강세가 가격 하방 압력을 높였다”고 전했다.
다만 단기 변동성에도 하반기 농산물 섹터에 대해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곡물 공급 위기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여전하단 분위기다. 라니냐 기후 지속 가능성과 우크라이나산 수출 재개 불확실성 등이 남아 있다. 또 유가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지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곡물들에 대한 대량 저가 매수세 유입이 가능하단 판단이다.
운용업계는 농산물에 대해 메가 트렌드 영역에서 장기적으로 추세적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솔루션운용본부 이사는 “농산물 수요 측면에선 글로벌 인구 증가, 공급 측면에선 기후 재앙으로 각국이 식량을 안보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올 상반기 농산물 섹터는 급등 후 반락하고 있지만 길게 보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고, 장기 추세적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여전히 변동성이 클 수 있는 점을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차 본부장은 “전쟁 등으로 인해 단기 변동성은 클 것”이라며 “증시 조정 국면을 활용해 현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헤지 자산으로 일부 편입하면서, 장기적으로 인간의 삶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가 트렌드 영역으로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