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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맞이 폭포로 유명한 ‘수락폭포’
기암괴석과 울창하게 자라난 수목이 주변을 둘러싸, 폭포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그래서인지 소리 공부를 위해 다녀간 소리꾼이 많다고 한다. 동편제의 대가인 국창 송만갑 선생도 이곳에서 수련했으며, 폭포 맞은편에는 득음한 자리에 득음정이 세워졌다.
수락폭포는 ‘물맞이 폭포’로 유명하다. 예부터 인근 주민이 논일이나 밭일을 마치고 이곳을 즐겨 찾았는데, 신경통과 근육통, 산후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지금은 전국에 입소문이 나서 여름만 되면 수많은 사람이 물맞이하러 몰려든다. 낙차가 큰 물줄기를 맞으면 더위가 사라지는 건 물론, 마음까지 후련해진다. 폭포수의 차가운 기운이 온몸 구석구석 스미는 느낌이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에 넓은 암반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물맞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어른 예닐곱 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자리가 넉넉해, 물맞이하느라 눈치 볼 걱정 없다. 2013년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에서 산소 음이온이 월등히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더위를 쫓고, 건강도 지키는 일석이조 피서지인 셈이다.
수락폭포는 원래 지역민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폭포 입구까지 길이 잘 닦여 접근하기 쉽다. 폭포 아래 천연 물놀이장 시설이 잘 꾸며져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 적합하다. 지난해 이곳에서 〈해피선데이―1박 2일〉을 촬영한 뒤 찾는 발걸음이 늘어, 전국적인 피서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탈의실과 화장실, 음식점, 카페, 주차장 등 편의 시설을 갖춰 여름휴가지로 손색이 없다.
폭포를 둘러싼 주변 경관이 뛰어나, 물맞이하지 않아도 천천히 산책로를 거닐거나 정자에 앉아 쉬면서 더위를 식히기 좋다. 쏟아지는 폭포수가 내뿜는 서늘한 기운에 한여름 무더위가 발붙일 구석이 없다. 폭포 주위로 단풍나무와 소나무 등이 우거져 싱그럽고 청량하다. 그늘막이 펴진 평상에 누워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한숨 자거나 계곡물에 발 담그고 더위를 식히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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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폭포에서 내려오는 길목에 야생화테마랜드가 있다. 지리산 권역에 자라는 야생화 100여 종을 심어놓은 곳으로, 여름에는 주홍빛 원추리와 산꼬리풀, 섬초롱꽃, 보랏빛 리아트리스, 하늘거리는 가우라도 볼 수 있다. 음악 분수와 어린이 놀이터, 유리온실 등 부대시설이 잘 꾸며졌고, 열대야 걱정 없이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기 좋은 숲속수목가옥도 있다.
압화(꽃누르미)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압화박물관에 들러보자. 세계 최초이자 국내에서 유일한 압화 박물관으로, 수준 높은 국내외 압화 작품이 전시된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해마다 4월에 개최하는 대한민국압화대전 수상작이다. 전시관은 2층 규모로 작품 수가 상당하다. 천천히 감상하다 보면 압화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작가마다 다른 소재와 재료, 표현 방법을 비교해서 보면 더욱 흥미롭다. 박물관 옆에 있는 체험관에서 간단한 압화 체험도 가능하다. 체험 시간은 약 30분, 비용은 5000원 선이다.
아이와 함께 나선 여행이라면 섬진강어류생태관을 추천한다. 구례군을 관통해 흐르는 섬진강의 자연환경과 생태를 배우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커다란 원통형 수조와 물고기를 만져보는 터치 풀이 특히 인기다. 물고기 스탬프 찍기, 수달 색칠하기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구례 운조루 고택(국가민속문화재 8호)은 조선 영조 때 삼수부사를 지낸 류이주가 지었다. 명당에 들어앉은 고택이 풍기는 분위기가 멋스럽다. 운조루에서 꼭 봐야 할 것이 ‘타인능해(他人能解)’라 새겨진 통나무 뒤주와 낮은 굴뚝이다. 타인능해는 ‘누구나 이 쌀독을 열 수 있다’는 뜻으로, 흉년에 굶주린 백성이 이곳에서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굴뚝이 낮은 것도 밥 짓는 연기 때문에 끼니를 거른 이가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선조의 미덕이 큰 울림을 준다.
고택에서 하룻밤 머물고 싶다면 운조루와 더불어 쌍산재를 추천한다. 상사마을에 자리한 쌍산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골 외가처럼 서정적인 풍경이 마음을 어루만진다. 특히 서당채로 이어진 죽로차밭길은 옛이야기가 스민 시간의 통로다. 초록색 대나무 터널을 지나는 동안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옛집이라 다소 불편하지만, 자연을 벗 삼아 보내는 하룻밤이 운치 있다.
시골 정서를 더 느껴보고 싶다면 구례 읍내로 가자. 끝자리 3·8일에 오일장이 서는데, 시장 골목을 따라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비 오는 날에도 장이 열린다. 아이들과 함께 장 구경을 하며 정겨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여행메모
△당일 여행 코스= 한국압화박물관→야생화테마랜드→수락폭포→섬진강어류생태관
△1박 2일 여행 코스= 한국압화박물관→수락폭포→야생화테마랜드(숲속수목가옥→숙박→구례오일장→구례 운조루 고택, 쌍산재→섬진강어류생태관
△가는길=순천완주고속도로→구례화엄사 IC→용방교차로에서 남원·지리산온천 방면 좌회전→산업로→원촌교차로에서 수락폭포 방면 우측→수락폭포로 따라 263m→수락폭포 방면 우측→수락폭포로→수락폭포
△주변 볼거리= 화엄사, 노고단, 지리산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 구례 오산 사성암 일원, 구례오일장, 지리산온천랜드, 천은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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