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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그의 클래식은 ‘낮은 곳’으로 향한다. 소년원부터 북한의 포격으로 멍든 연평도까지. 소외되고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고 찾아갔다. 바이올린 등 악기를 빌려주고 연주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음악봉사만 30년이다. 이재환(47)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단장의 인생이다.
이 단장은 “음악을 나누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고 운을 뗐다. 어릴 때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접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충남 공주 이인면의 산골에서 자란 그는 고등학교 밴드부에 들어가서야 음악을 시작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열정을 불태워 클래식 연주자로 자랐다.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충남도립교향악단을 거쳐 2003년에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를 창단, 책임자가 됐다. 정기적인 클래식 연주회를 하면서도 ‘재즈바이러스’ ‘김연아 올스타 아이스쇼’ 등으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섰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속 ‘강마에’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서희태 씨가 상임지휘자를 맡아 이 단장과 뜻을 함께했다.
이 단장은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 처음에는 멋쩍어하면서도 1~2년 지나면 정말 많이 밝아진다”며 “움츠려 지냈던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돈이다. 재능은 나눈다고 해도 악기를 빌려주고 연주자를 섭외해 소외된 지역을 찾아다니려면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보건복지부의 사회서비스 사업 등으로 지원을 받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 단장은 “전교생이 50명 안팎인 시골초등학교에서 3년째 연주봉사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배워 공연도 하고 심지어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읍내에서 이 학교로 입학이나 전학하려는 학생까지 생겼다더라”며 “지원을 제대로 못 받아 고민했지만 그 얘기를 듣고 그만둘 수가 없어 계속 찾아간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운영의 어려움을 묻자 “형편이 어려우면 조금 쉴 수밖에 없다”며 “여유가 생기면 다시 찾아간다”고 웃었다.
이 단장이 소외된 아이들에 음악선물을 또 준비했다. 차이콥스키의 심포니와 웅장한 관악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차이코프스키 & 브라스’ 공연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는 24일 열리는 콘서트에 저소득층·장애인 등 소외계층 아이들 200명을 초대했다. 이 단장은 “국내외 최고의 관악기 연주자들의 연주를 볼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성재창 충남대 예술대학 교수(트럼펫), 이철웅 연세대 음악대학 교수(트롬본), KBS교향악단 단원 김지환(호른), KBS교향악단과 서울시 교향악단의 수석 객원연주자 이동화(튜바) 등이 함께한다.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과 ‘백조의 호수 모음곡’ 중 정경,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슈트라우스의 ‘호른 협주곡 1번’ 등을 준비했다. 이 단장은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을 바이올린과 튜바의 협연이란 이색연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금관악기 특유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지휘는 스페인 출신 수원대 음대 교수인 우나이 우레초가, 연주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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