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쏘나타 부진속 기아 모닝 선방
K5 5위권 밖 밀려..SUV는 몸집 불려
디젤 수입차 질주‥독일차 독주체제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동차 업계의 성적표가 드러나고 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고전했다. 전통의 강자들의 다소 주춤하는 가운데, 유지비가 싼 경차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선전했다. 연비가 높은 중소형 디젤을 앞세운 수입차의 질주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 연말과 내년 초 신차가 쏟아지면서 내년에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전통의 강자 부진‥틈 비집고 들어온 경차와 SUV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산차의 판매순위는
현대자동차(005380)의 아반떼(7만7621대)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기아차(000270) 모닝(7만7550대), 현대차 그랜저(7만4919대), 쏘나타(7만1543대), 싼타페(6만6188대) 순이었다. 작년보다 판매가 둔화하면서 올해는 10만대 이상 팔리는 히트모델은 9년 만에 맥이 끊길 수도 있다.
| 2013년 1~10월 기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수입자동차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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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견줘보면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들며 1~3위가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1·2위 간 격차가 현저히 줄었다. 작년 같은 시기 9만 대를 넘으며 독보적인 1위로 치고 나갔던 아반떼가 부진한 모습이다. 모닝은 판매량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선방을 하며 아반떼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연비가 좋은 경차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모닝이 국산 승용차 부문 1위에 등극할 가능성도 크다. 공급이 정상화한 그랜저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막판 대역전도 기대된다.
| 신형 모닝, 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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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간판인 쏘나타는 한 단계 떨어졌고, 작년 모닝과 함께 기아차 돌풍의 핵이었던 K5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전체적인 판매부진 가운데서 SUV의 선전이 눈에 띈다. SUV는 10월까지 판매가 15.6%나 증가했다. 특히 싼타페는 65% 가까이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체 판매순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신형 싼타페, 현대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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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한국GM은 다소 부진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작년 10월까지 5만4000여대가 팔려 5위였던 스파크는 올해 같은 기간 5만 대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다만, 중형세단 말리부와 SUV 캡티바가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르노삼성은 올해도 심각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철옹성 디젤 수입차‥독일 차 독주 속 벤츠 명예회복
수입차는 올해도 약진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는 올 들어 10월까지 13만23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 이미 육박한 수준이다. 작년보다 20% 이상 판매가 늘어나며 국내 내수시장 점유율도 10%를 훌쩍 넘겼다. 특히 배기량 3.0리터 이하의 연비 좋은 디젤차를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 BMW 뉴 5시리즈. BMW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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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별로는 독일 차가 판매 1~5위를 휩쓸며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BMW 520d는 7465대가 판매돼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2.0TDI 블루모션이 4705대가 판매돼 2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파사트2.0 TDI(5위), 골프2.0 TDI(8위)를 포함해 10위 가운데 3개 차종을 순위에 올렸다. 폭스바겐은 올 들어 판매량이 46.7%나 증가했다.
또 작년 BMW와 폭스바겐에 밀려 고전했던 벤츠는 E300과 E220CDI를 3,4위에 올려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E-Class, 벤츠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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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차 바람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본 차 가운데서는 도요타 캠리는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도요타의 렉서스 브랜드는 작년과 견줘 21%가량 판매가 늘었다.
미국 브랜드의 선전도 눈에 띈다. 10위권 내에 진입한 차종은 없었지만, 포드 판매량이 40% 넘게 성장했다.
◇국산 차의 반격‥SUV 성장 이어질 듯
수입차들의 공세에 밀렸던 국내 자동차 브랜드는 내년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지난달 공개된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가 수입차의 공세를 어느정도 막아줄지가 관건이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중 쏘나타 신모델을 준비하고 있고, 기아차도 내년 상반기 중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로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QM3를 내년부터 내놓으면서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 QM3, 르노삼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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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들도 호락호락한 분위기는 아니다. 보험료 인상이란 악재와 국내업체들의 반격에도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해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럭셔리 프리미엄 세단인 ‘더 뉴 S클래스’로 고급차시장에서 명예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디젤차를 앞세워 돌풍을 이어가고, 일본 도요타나 미국 브랜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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