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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0·30 화성갑 재보선을 8일 앞둔 지난 22일 화성시 봉답읍 일대.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와 오일용 민주당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다. 화성갑은 현재 농번기이긴 하지만, 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식당을 하는 고모씨(46)는 “최근 식당에서 선거 얘기를 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은 애초 규모가 작아(전국 2곳) 관심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6선의 ‘친박원로’ 서청원 후보가 새누리당에서 출마하는 등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어지면서 이목이 모아졌다. ‘대세론’과 ‘심판론’의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서청원 대세론 속 야성 꿈틀
화성갑은 지난 2007년 4·25 재보선 이후 뚜렷한 여권강세 지역이다. 17·18·19대 총선은 내리 새누리당의 차지였다. 농가가 많아 보수성향이 강한 50·60대 연령층(39.75%)이 20·30대(38.16%)보다 더 많은 게 주요인이다. 비봉면에서 만난 30대 유모씨는 ”화성갑은 원래 여권이 좀 강하다”면서 “최근 (민주당 출신) 채인석 화성시장의 비리혐의 이후 민심이 여권쪽으로 더 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서청원 대세론’도 그렇게 나왔다. 게다가 서 후보는 집권여당의 ‘거물 정치인’이어서 이같은 관측은 더 굳어졌다. 캠프 관계자는 “(오일용 후보와) 격차는 적어도 20%포인트 차이는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압승을 자신한다는 얘기다. 이날 오후 6시30분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도 서 후보를 찾아 지원유세를 하는 등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야성(野性)이 시들진 않았다. 서청원 후보의 비리전력이 부각되고, 박근혜정부의 실정 탓에 격차가 10%포인트대로 줄었다는 게 오 후보의 판단이다. 게다가 최근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 의혹도 재보선 판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봉담읍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40대·직장인)는 “최근 상황을 보면 여당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2007년 4·25 재보선 이전 16·17대 때는 민주당이 당선됐던 전례도 있다.
◇교통난 해소 지역 최대현안
두 후보가 꼽는 지역 최대현안은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문제다. 기자가 돌아본 봉담읍·비봉면 등 화성갑 일대는 굉장히 낙후된 것 같았다. 도로는 2차선이 많았고, 시내버스·택시 등 대중교통도 자주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면적은 서울의 약 1.2배에 달해 교통불편 해소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높아보였다. 봉담읍·향남읍 정도를 제외하면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지역도 많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서·오 후보도 거점지역에서 집중유세를 하기 보다는 차량을 이용해 저인망식으로 유세에 나서고 있었다. 이날 비봉면 일대를 돌던 서 후보는 기자와 만나 “초심으로 돌아가 정말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하루 한번 정도만 시장 등 거점지역에서 유세하고, 나머지는 차량을 통해 화성갑 일대를 돌고 있었다.
오 후보의 경우 이날만 해도 당초 공지한 일정들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한 미곡장에서 유세하기로 했으나 사람이 워낙 적어 일정을 바꿨다. 기자가 찾은 이 미곡장 일대에는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이곳을 드나드는 시내버스의 배차간격은 1시간3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