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30년간 밥맛 지킨 햇반, 이젠 '쌀알'까지 설계…진천공장 가보니[르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지우 기자I 2026.10.25 08:30:0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방문
당일 도정부터 무균포장까지 '밥맛' 기술 집약
완두콩 단백질로 ‘성형미’ 개발…12월 '단백질 잡곡밥' 출시
2028년 매출 1조 5000억 목표…"건강밥·해외시장 확대"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의 햇반 생산라인. 빈 용기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줄지어 들어오자 당일 도정해 씻고 불린 쌀이 햇반 용기에 담겼다. 고온고압의 스팀으로 살균된 뒤 정수된 물과 함께 30분간 취반됐다. 밀봉된 용기들은 이동 중 거꾸로 뒤집혔다. 수분이 아래로 쏠려 윗부분은 마르고 아랫부분은 질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처럼 생산라인 곳곳에는 한결같은 밥맛을 내기 위한 기술이 녹아 있었다.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전경. (사진=CJ제일제당)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 전경. (사진=CJ제일제당)
1996년만 해도 ‘밥을 사 먹는다’는 발상은 낯설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 같은 분위기에도 즉석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봤다. ‘10년, 20년 후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선제적 투자가 이뤄졌고, 그해 12월 국내 최초 무균포장밥 ‘햇반’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제 햇반은 급할 때 먹는 ‘비상식’에서 일상적인 한 끼로 자리 잡았다.

밥맛 넘어 영양까지…2028년 햇반 매출 1.5조 목표

CJ제일제당은 이날 CJ블로썸캠퍼스에서 햇반 출시 3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햇반의 성과와 향후 목표, 전략을 공개했다. 햇반 브랜드 매출은 2023년 국내외 합산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조 1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던 바탕에는 지난 30년간 축적해 온 독보적인 제조 기술이 있다. CJ제일제당이 확보한 햇반 관련 국내외 출원 특허만 267건에 이른다.

무균공정 역시 핵심 기술이다. 용기에 담긴 쌀은 고온 증기로 여덟 차례 살균된다. 밥을 지은 뒤에는 헤파필터로 공기를 관리하는 청정 구역에서 밀봉한다. 이 과정이 방부제 없이 상온에서 9개월간 보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완성된 밥은 금속검출·엑스레이·외관 검사와 미생물 안전성 확인을 거쳐 출고된다.

햇반 생산 공정. (사진=CJ제일제당)
햇반 생산 공정. (사진=CJ제일제당)
햇반의 다음 도전은 ‘영양을 설계한 밥’이다. CJ제일제당은 건강밥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2028년 브랜드 매출 1조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더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려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성형미(成形米)’ 기술을 도입한다. 성형미는 완두콩 유래 식물성 단백질을 쌀알 모양으로 가공한 소재다. 오예진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은 “곡물 분말을 활용한 가공 쌀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고온·고압의 살균과 취반 과정에서 형태와 식감을 유지하기 어려워 햇반 생산공정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다”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첫 결과물은 오는 12월 출시할 ‘햇반 단백질 잡곡밥’이다. 회사에 따르면 100% 식물성 ‘단백쌀’을 적용해 계란 흰자 3개 이상의 단백질 함량을 구현했다. 잡곡을 단순히 더 섞는 것을 넘어 밥 자체를 영양 섭취 수단으로 설계한 셈이다. 향후 식이섬유를 늘리고 탄수화물과 열량을 낮추는 영양설계 기술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만두 다음은 햇반”…30년 기술력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

CJ제일제당이 영양설계 기술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달라진 식탁이 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전체 즉석밥 성장률은 약 5%인데 백미는 3%에 그치는 반면 잡곡밥은 13%에 달한다”며 “햇반 즉석밥 국내 사업에서 잡곡밥 비중도 2019년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으로 늘면서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5년 내 잡곡밥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의 소비 변화는 밥의 종류뿐 아니라 양과 방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공기 130g도 남긴다는 소비자 의견에 맞춰 최근 110g 미니밥을 출시한 것도 달라진 식습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간편함을 중시하는 2030세대에는 다양한 선택지를,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50대 이상에는 영양을 고려한 제품을 제안해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과 오예진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이 지난 21일 CJ제일제당 햇반 30주년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과 오예진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이 지난 21일 CJ제일제당 햇반 30주년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해외에서는 한국식 ‘찰진 밥’으로 시장을 넓히기로 했다. 미국에서 비비고 브랜드로 판매하는 ‘스티키 화이트 라이스’는 현지의 밥알이 잘 흩어지는 쌀과 다른 식감을 앞세운다. 소비자가 이를 라이스볼, 부리토, 고기 요리에도 곁들이도록 취식 방식을 넓히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 1회 이상 쌀을 먹는 소비자 비중은 2023년 37%에서 지난해 45%로 높아졌다.

최근 5년간 햇반 해외 매출은 연평균 약 30%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2028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 판매용 백미 즉석밥은 부산과 진천에서 생산해 수출 중이지만 향후 수요 증가에 따라 현지 생산도 검토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햇반의 30년은 단 한 번도 안주하지 않고 편의성, 맛 품질, 건강 가치를 선도하며 대한민국 식문화를 진화시켜 온 여정이었다”며 “햇반을 만두에 이은 ‘넥스트 K웨이브’ 대표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