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법감정과 다소 거리가 있는 판결이라 이후 후폭풍이 거셉니다. 해당 판결을 놓고 “납득이 안가네 납득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여야 정치권을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박탈감마저 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사사건건 키워드는 △곽상도 ‘50억’ 뇌물죄 1심서 무죄 △‘라임 몸통’ 김봉현 1심서 징역 30년, 하루 만에 불복△경찰 총경 인사 후폭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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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이래 핵심 관련자에 대한 사실상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지난 8일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50억원 중 소득세와 고용보험, 불법으로 볼 수 없는 실질적 퇴직금 등을 제외한 25억원을 뇌물로 기소해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뇌물죄는 1억 이상만 받더라도 징역 10년 이상,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재판부도 일단 “화천대유가 곽병채에게 지급하기로 한 50억원의 성과급 금액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고 봤지만, 곽 부자를 경제적공동체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유무죄를 가른 관건은 곽 전 의원 아들의 ‘독립적 생계유지’였습니다. 재판부는 “곽상도는 성인으로 결혼해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해온 곽병채에 대한 법률상 부양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 구체적인 청탁이나 알선 행위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죠. 법원이 소극적으로 법리를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이렇다 보니 ‘유검무죄 무검유죄’(검찰 출신이면 무죄, 검찰 출신이 아니면 유죄) 비판이 나옵니다. 법원이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받은 장학금 600만원에 대해선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봤는데,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액수인 50억을 받은 건 ‘퇴직금’이라고 인정해 무죄가 나왔으니 형평성을 잃었다는 거죠.
판결에 대한 불신은 검찰의 부실 수사로 향하는 모습입니다. 검찰이 예비적으로 ‘제3자 뇌물죄’를 기소하지 않았고, 법원은 이 부분을 판단하지 않아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애초 검찰이 처음부터 곽 부자를 공범 관계로 기소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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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가 재판에 넘겨진 지 2년 9개월 만입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354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횡령 공범으로 기소된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씨에겐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에서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한 데다 부패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다. 재판 과정에서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기미가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회장이 자금을 빼돌린 스타모빌리티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며, 주식거래가 정지돼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봤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수원여객·재향군인상조회 등 여러 회사의 횡령·사기 피해금액만 1258억원에 달합니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는데요 그러다 지난해 11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재판은 항소심으로 이어집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1심 징역 30년 판결에 불복, 하루 만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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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 인사를 두고도 후폭풍이 일었습니다. 인사권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역량과 세평 등을 고려해 소신껏 한 인사라는 입장이라는 반면 ‘경찰국 반대’ 전국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재한 류삼영 총경은 ‘경찰 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2일 총경급 457명에 대한 정기 전보인사를 단행했는데요. 인사 결과를 놓고 경찰 내부에서 뒷말이 나왔습니다. 작년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이 이른바 ‘한직’으로 전보되면서 보복성, 좌천성 인사를 지적이 나왔습니다.
총경회의 주재로 중징계를 받은 류 총경은 경찰서장은 총경 보복 인사 논란에 “윗선 개입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청은 류 총경의 발언에 대해 복무기강 등의 이유로 추가 징계를 고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