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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10일 ‘제16회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열린 기념식 및 토론회에서 사형제폐지와 대체 형벌에 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사형제도 폐지 및 대체 형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형제도 폐지 및 대체 형벌 실태조사는 아주대 산학협력단(한영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지난 8월 20일부터 28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오차범위 ±3.1%포인트)와 지난 2003년 조사와의 비교연구 등을 통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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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사형제도 찬반을 물었을 때 ‘사형제도를 당장 폐지하자’는 비율은 4.4%, ‘향후 폐지하자’는 비율은 15.9%에 불과했다. 이는 2003년 조사보다 각각 8.8%포인트, 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사형제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 조사(8.3%)보다 11.6%포인트 늘어난 19.9%로 나타났다. ‘사형제도를 유지하되 선고·집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응답률도 59.8%로 지난 조사(57.6%)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대체 형벌 도입을 전제로 한 경우 사형제도 폐지에 동의하는 비율이 6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형벌로는 일정기간 가석방 없는 상대적 종신형(38.0%)보다 사면이나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78.9%)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따르면 ‘영구격리’를 전제로 할 경우 사형제 폐지 찬성 비율은 52.8%에 이른다.
국민들은 사형제도 폐지를 찬성하는 이유(중복응답)로 ‘사람이 판단하는 일이므로 오판의 가능성이 있어서’(22.7%), ‘국가가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17.7%),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서’(14.3%) 등을 꼽았다.
사형제도 유지에 찬성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사형제 폐지시 흉악 범죄 증가’(23.5%), ‘사형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범죄 억제’(23.3%), ‘피해자 및 그의 가족이 받은 고통에 상응하는 처벌’(22.7%)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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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정책 효과성에 대해서 ‘있다’(71.0%)는 응답이 ‘없다’(23.6%)보다 높았다. 범죄예방 효과성 역시 ‘있다’(84.5%)는 응답이 ‘없다’(14.8%)라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사형제가 ‘범죄행위에 대한 응당한 대가’ 차원에서 형벌 목적으로 ‘부합한다’(79.4%)는 의견도 ‘그렇지 않다’(16.1%)보다 많았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와 토론회 결과를 참고해 사형제도 폐지와 대체 형벌에 관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정책 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인혁당 재건위 조작사건 사형수 피해자인 고(故) 하재완, 여정남 씨 가족이 기념식에 참석해 사형제 폐지 입장을 밝혔다.
이후 열린 토론회에서는 첫 순서로 구미유학생간첩단사건에 연루돼 사형 확정 후 감형, 석방된 김성만씨가 사형확정자로서의 경험을 증언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10일 △사형 집행 금지 △사형폐지를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정부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