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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정치학]①막말정치인 전성시대

장순원 기자I 2016.05.25 05:00:00

트럼프 비롯해 막말 정치인 표몰이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막말 정치인의 전성시대다. 극단의 언어가 현실에 지친 유권자들을 파고들면서 권력의 중심부로 성큼 다가가고 있다.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파 후보인 자유당(FPO)의 노르베르트 호퍼(45)가 좌파 성향의 무소속 알렉산더 반데어벨렌(72) 후보와 접전 끝에 3만표 차이로 낙선했다. 호퍼는 선거기간 동안 “오스트리아에 무슬림을 위한 자리는 없다”면서 난민을 강력하게 통제하지 못한다면 정부를 해산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펼치면서 ‘유럽의 트럼프’라는 별칭을 얻은 인물이다.

그는 주류 정치에 대한 실망과 밀려드는 시리아 난민 탓에 불안감을 느끼는 유권자의 반(反)이민 정서를 파고들었다. 결국 호퍼가 패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호퍼를 발판 삼아 유럽에서도 극우정당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막말의 대명사’인 도널드 트럼프(70) 미 공화당 후보는 사실상 경선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지지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유권자의 46%는 클린턴 힐러리 전(前) 국무장관을, 43%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전달인 4월까지만해도 클린턴과 11% 가량 격차가 벌어졌지만 이달 들어 표차가 3% 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바로 전달인 4월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가 11%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르 따돌렸었다. 클린턴에 대한 지지가 50% 이하로 떨어진 것도 눈여겨 볼 점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 최대 로비단체 가운데 하나로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한 전미총기협회(NRA)가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기로 하는 등 우군도 늘어나고 있다. 공화당 인사들도 속속 트럼프에 줄을 서는 모습이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린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市) 시장은 지난 7일 치러진 필리핀 대선에서 600만표 차이를 보이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검사 출신으로 재판도 없이 범죄자를 처형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한 그는 당선 이후에도 “총알이 아깝다. 범죄자 처형은 교수형으로 하겠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혼돈에 빠진 브라질에서는 브라질 사회기독당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르(61) 하원의원이 막말로 몸값을 높였다. 경기부진과 이민자들 급격한 유입 탓에 어려움을 유럽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WSJ은 “전세계에서 국민의 불안을 악용하는 포퓰리스트(대중선동정치가)가 인기를 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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