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동제약(000230)과 진양제약(007370)은 지난달 말 두 가지 성분을 결합한 복합 개량신약 ‘텔로스톱’과 ‘트루스타’를 각각 허가받았다.
이들 제품은 고혈압약(텔미사르탄)과 고지혈증약(로수바스타틴)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다.고지혈과 고혈압을 같이 앓는 환자가 한 알의 약만 복용할 수 있어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고안된 약물이다.
|
복합제는 국내업체들의 체질개선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기도 하다.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간판 의약품을 수입 의약품이나 복제약(제네릭)에서 자체개발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새로운 성분의 신약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대안으로 기존 제품을 활용한 복합제를 개발하고, 연구개발(R&D)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복합제 개발이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은 두 약물간의 물리 화학적 상호 반응 때문에 복합제 개발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억원의 개발비용이 투입되고 임상시험 기간도 2~3년 가량 소요된다.
이번에 허가받은 텔로스톱과 트루스타는 각각 일동제약과 진양제약이 내놓은 첫 복합제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는 제품이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25일 텔로스톱의 허가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이틀 동안 주가가 무려 32.9% 상승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유사 복합제 개발에 집중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성도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진양제약과 일동제약이 내놓은 ‘고지혈증약+고혈압약’ 복합제는 이미 대웅제약(069620), 한미약품(128940), LG생명과학(068870), 유한양행(000100), JW중외제약(001060) 등이 발매한 바 있다. 이중 한미약품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자체개발 첫 복합제다. 공교롭게도 제약사들의 R&D 성과가 중복된 셈이다. 여기에 종근당, 보령제약, 제일약품 등도 추가로 10개 제품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복합제 개발에 시도하면서 복합제 시장도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빠져들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제약사들이 진행한 임상시험 220건 중 복합제는 86건으로 39.1%에 달했다. 국내업체가 개발 중인 제품 5개 중 2개는 복합제라는 얘기다. 과거 아모잘탄의 사례처럼 복합제 개발만으로 ‘돈방석’에 앉기는 힘든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
국내업체의 한 개발본부장은 “신약개발은 쉽지 않고 제네릭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신제품 발굴이 절실한 제약사들에 복합제는 매력적인 분야인게 사실이다”면서도 “경쟁사의 복합제 개발 소식을 듣고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유사 제품 개발에 뛰어든 탓에 개발비용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토로했다.
▶ 관련기사 ◀
☞[특징주]일동제약,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허가 소식에 '연일 강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