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겐 주휴수당을 지급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이다. 1만원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겹치면 자영업자 입장에서 체감되는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7%(170원) 인상한 1만 30원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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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쪼개기 채용을 고민하거나 야간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30대 점주는 “여러 명을 고용해 1명당 주 14시간30분씩 일을 시키려고 하는데 고민이 많다”며 “최저임금이 지속 인상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주휴수당이라도 폐지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공동대표는 “단순히 내년에 1만원을 넘긴 게 문제가 아니라 최근 5~6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것이 문제”라며 “인건비 부담에 야간에 영업을 안 하는 편의점주들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르바이트 직원 고용이 활발한 PC방 업계도 한숨이 커졌다.
서울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시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30대 이모씨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높은 수준”이라며 “PC방은 최근 전기료부터 음식값 등이 모두 올라 경영 부담이 더 심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고물가를 잡겠다고 하면서 최저임금을 1만원대로 올린 건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최근 고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의 인상을 환영하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일부 직원들은 보다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강서구 커피전문점에서 1년 6개월째 근무 중인 20대 직원 김모씨는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모든 아르바이트생들이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경력자 입장에선 더 받을 수 있는 사람도 그만큼 못받게 된다. 무리하게 최저임금만 올리는 것보다 유연하게 (차등적용)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자영업자들에게 민감한 최저임금을 일괄적으로 올리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은 “누군가를 (임금을) 더 줘야 하고 누군가는 실력이 안 되는데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줘야 하면 업주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손해”라며 “올해만이 아니고 계속 최저임금이 인상됐는데 경영하는 입장에선 애로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