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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합기술원(현 SAIT)이나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시스템LSI 사업부 출신 엔지니어들도 AI 반도체 스타트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류수정 전 사피온 대표는 SAIT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엣지용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사인 딥엑스의 김정욱 부사장(CTO)도 류 전 대표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동료다. 서버용 AI 반도체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네이버의 이동수 이사도 과거 삼성전자 산하 삼성리서치에서 딥러닝 분야를 약 4년간 연구했다. 오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IITP) 반도체·양자 PM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이처럼 인맥은 탄탄하지만 협업은 활발하지 않았다. 시스템 반도체를 잘 개발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메모리 반도체에 익숙한 관행이 협업을 저해한 측면이 있다. 네이버-인텔-KAIST가 설립한 ‘AI 반도체 공동 연구센터’의 공동센터장인 김정호 KAIST 교수는 지난 5일 ‘인텔 AI 서밋’에서 “교수들간 관계가 좋지 않아 전체 경험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것도 안타까움의 발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가우디 기반 베이스 소프트웨어가 완료되면 오픈소스 생태계에 공개할 예정”이라며 “가우디 중심의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프트웨어 에코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비즈니스 시장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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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에 대항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려면 규모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SK텔레콤(017670)이 계열사 사피온과 서버용 AI 반도체 개발사인 리벨리온을 합쳐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향후 2~3년이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는 “NPU에 집중했던 리벨리온이 사피온과 합병하면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지원을 받게 돼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